오송역 철로 밑에 전시·회의실 갖춘 복합문화공간 만든다

최종권 2024. 9. 3. 00: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X 오송역에 방치됐던 빈 공간이 전시·회의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일 “청주 오송역 B주차장 쪽 선하공간에 도정 홍보관과 회의실, 휴게실을 만들겠다”며 “충북을 홍보하고 전국의 기업인과 공직자, 학생, 전문가가 회의·토론하는 다목적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선하공간은 철로와 지상 사이 공간을 말한다. 오송역은 남측 기준으로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와 강내면 궁현리까지 5.7㎞ 구간에 교량으로 철로가 놓이면서 넓은 선하공간이 생겼다. 이중 오송역~미호강까지는 약 1.3㎞다. 선하공간 안은 18m 높이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천장(철로)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오송역에서 KTX 경부·호남 상·하행선이 분기하면서 역사에서 6개 철로가 만나고 선하공간 폭은 최대 300m에 달한다.

선하부지는 철로 밑이라 소음과 구조·안전 문제 등 개발에 걸림돌이 많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오송역 개통 이후 일부 부지만 주차장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김영환 충북지사가 도내 유휴 부지에 대한 ‘업사이클링 명소화’를 화두로 던지며 오송역 선하부지가 주목을 받았다.

김 지사는 “오송역은 전국에서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요충지로, 철로 아래에는 거대한 선하공간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공익적 공간을 창출한다면 대한민국 철도, 관광, 문화의 새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는 오송역 남측 B주차장과 교량 상판 사이 빈 공간에 새 건축물을 지을 계획이다. 기존 주차장(1층) 위에 필로티 구조로 2층 건축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건축물 바닥이 지상에서 3.6m 떠 있는 형태다. 실내 면적은 956.13㎡ 규모로 총 사업비는 37억원이다. 지난달 실시설계에 착수해 10월부터 연말까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로진 충북도 도시재생팀장은 “전체 면적의 60%는 도정 홍보관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승객의 휴게시설과 회의실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열차 이용객이 오갈 수 있는 연결통로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지난 6월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선하부지 활용을 위한 토지사용 허가를 받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28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을 만나 “오송역 선하공간을 대한민국 랜드마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오송역 선하공간 전체에 대한 마스터플랜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고 답했다.

선하공간 활용을 놓고 안전과 소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오송역 이용객은 1114만명으로 2011년 120만명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월 이용객이 100만명에 달한다. 최정훈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은 “철도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게 도의회 의견”이라며 “사업 과정에서 소음과 안전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는지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지사는 “기존 철도 교량은 건드리지 않고, 작은 기둥을 새로 세워 건축물을 짓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나머지 선하공간을 청년 창업공간으로 쓰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선하부지 활용 외에도 충북도청 산업장려관 리모델링, 도청 옥상 하늘공원 조성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명소화를 진행 중이다. 당산터널(지하벙커)과 옛 청풍교도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