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예산으로 암호화폐 서버 꾸려 채굴…식품연 실장 결말
한국식품연구원 직원이 연구원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해 암호화폐 서버를 몰래 설치하고 에어컨까지 설치한 채굴 공간까지 마련했다 감사에서 적발돼 해임 처분을 받게 됐다.
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최근 공개한 한국식품연구원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연 A실장은 연구원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이용해 암호화폐 채굴용 서버 2대를 창고에 구축했다.
A실장은 직원들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 약 5㎡ 규모의 창고에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과 전기공사를 했다. 창고에는 도어락을 설치해 비밀번호를 관리하고 출입 감시 센서를 달아 놓는 등 사적 용도로 공간을 꾸몄다.
또 암호화폐 채굴과 전자지갑 관리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연구원 외부에서 쓸 목적으로 구매한 LTE 라우터로 무단 인터넷을 연결해 식품연 정보 보호시스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했다.
에어컨 설치에는 275만원, 네트워크 공사에는 82만5000원이 들었다.
외부에서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 당시 식품연 연구원이었다가 지금은 대학교수로 이직한 B씨를 통해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출퇴근 등록도 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해 2023년 퇴사 이후 식품연의 중요 연구자료를 외부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NST 감사위원회는 A실장이 연구원에 786만2990원 상당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회수할 것과 함께 근태 기록 부정 등록, 사문서위조 등에 따라 A실장을 해임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B씨에 대해서는 유출 증거인멸 우려에 따라 6월 14일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형사고발 조치했으며, 현 소속 기관에도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또 정보시스템 관리책임자인 C씨와 관리자 D씨도 징계 조치하고 식품연에는 망 분리 운영 실태 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식품연 관계자는 “내부 점검 중 문제를 발견해 NST에 감사를 요청한 건”이라며 “감사 결과에 따른 징계위원회 개최 등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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