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크다, 난 자유로운 걸 좋아해” 10년 전과 다르다는 홍명보 감독 [IS 고양]
김희웅 2024. 9. 2. 19:15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걸 강조했다.
첫 훈련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2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감독으로 운동장에 서 있는 게 10년 만이라 설렘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다. 예전에 경험을 한 번 했기에 나오는 두려움이다. 그때는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뽑힌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홍 감독은 유럽 출장을 통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치진을 선임하고, K리그 현장을 도는 등 9월 첫선을 준비했다.
그리고 자신이 뽑은 선수들과 이날 처음 대면했다.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그라운드에 선 것이다.
10년 전 홍명보호는 대표팀 훈련 소집 때 정장을 입고 입소해야 한다는 ‘룰’이 있었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바깥에 보여주는 규율을 선호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걸 좋아한다. 다만 그때는 팀 내 여러 가지 해외파, 국내파 문제가 있었다”면서 “양복을 입으면 마지막에 거울을 볼 수밖에 없다. 그 당시 대표팀에 들어올 때 거울을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적으로 양복 차림의 입소는 할 수 없다는 게 홍명보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선수들이 해외에서 오고 피곤한데, 양복을 입으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자유를 주면서도 그 안에 규율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거 하면 안 돼가 아니라 두세 가지 카테고리를 정해서 명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을 선수들에게 전할 것이다. 선수들이 그것만 지키면 대표팀에 와서 컨디션 조절만 해서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룰을 만들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10년 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를 ‘실패’라고 인정한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내가 10년 전 실패를 통해 이 자리에 다시 올 수 있었던 건 축구장 안에서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이겨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많은 것을 배웠기에 올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나갔을 때와 2002년 월드컵에 나갔을 때 마음이 다르듯,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첫 훈련 소감은.
10년하고 조금 더 됐다.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감독으로 운동장에 서 있는 게 10년 만이라 설렘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다. 예전에 경험을 한 번 했기에 나오는 두려움이다. 그때는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게 차이점이다.
-실패에 관한 두려움인지.
실패를 해봤기에 거기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있다. 그동안 내가 10년 전 실패를 통해 이 자리에 다시 올 수 있었던 건 축구장 안에서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이겨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많은 것을 배웠기에 올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나갔을 때와 2002년 월드컵에 나갔을 때 마음이 다르듯, 지금도 그렇다.
-10년 전과 다른 점은.
흰머리가 훨씬 많이 났다. 요즘 사진 보니까 젊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보다 감독으로서 더 성장한 느낌도 많이 든다.
-완전체 훈련은 4일 하루 정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꾸준히 그런 스타일이었다. 주축 선수가 며칠 더 휴식할 수 있느냐가 영향을 많이 끼친다. 내일 주축 선수들이 도착하는데, 4일 하루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서 어떤 게 팀을 위해 좋은지 내일 이야기하고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겠다.
-대표팀 내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손흥민 선수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왼쪽 사이드에서 벌려 있으면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인데, 잘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집된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간단히 이야기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은 피로감이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내일이 모든 것을 찾는 하루가 될 것 같다.
-팀 미팅 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아직 하지 않았다. 몇 가지가 있는데, 차분히 정리해서 선수들에게 잘 전달하려고 한다.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이 최고라고 하지만, 팀 스포츠이기에 응집력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중요한 요소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모든 경기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기보다 대한민국에 중요하다. 월드컵 3차 예선 한 경기, 한 경기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느냐가 달려 있다.
-선수들이 홍 감독을 무서워하는데.
나는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잘하면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 이미지가 그럴 수 있는데, 내가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친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그동안 같이 생활한 선수들이 몇 명 있으니, 그 선수들이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다.
-10년 전에는 양복을 입고 입소하는 규율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바깥에 보여주는 규율을 선호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걸 좋아한다. 다만 그때는 팀 내 여러 가지 해외파, 국내파 문제가 있었다. 양복을 입으면 마지막에 거울을 볼 수밖에 없다. 그 당시 대표팀에 들어올 때 거울을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줬다. 선수들이 해외에서 오고 피곤한데, 양복을 입으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자유를 주면서도 그 안에 규율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거 하면 안 돼가 아니라 두세 가지 카테고리를 정해서 명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을 선수들에게 전할 것이다. 선수들이 그것만 지키면 대표팀에 와서 컨디션 조절만 해서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룰을 만들까 생각 중이다.
-주축 선수들의 회복 기간이 너무 짧다. 먼저 소집된 엄지성, 양민혁 활용 방안은.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으면 충분히 기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선수들이 10시간 넘게 비행한 뒤 경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몸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겠다.
고양=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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