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애’ 표적 삼는 딥페이크…“조주빈과 같은 혐의 적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1년 당시 14세였던 A군은 같은 학원에 다니던 동급생 B양을 대상으로 이른바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배포했다.
A군은 인스타그램에서 B양 계정을 찾아 신상정보와 얼굴 사진을 얻어 허위영상물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집계한 허위영상물 범죄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딥페이크와 관련한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의 비율이 73.6%로 압도적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당시 14세였던 A군은 같은 학원에 다니던 동급생 B양을 대상으로 이른바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들은 학원을 오가며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A군은 인스타그램에서 B양 계정을 찾아 신상정보와 얼굴 사진을 얻어 허위영상물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신교식)는 지난해 1월 A군에 대해 아동청소년보호법상 성착취물 제작 및 배포 등 혐의로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8개월을 선고했다. 19세 미만 소년범의 징역 2년 이상 범죄에 선고되는 부정기형은 단기형을 채운 뒤 복역 태도에 따라 최종 형량이 정해진다.
C군(19)은 지난해 같은 학교 여자 후배 4명의 얼굴 사진으로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송했다. C군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들의 사진을 얻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장성욱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허위영상물 편집 및 반포 등 혐의로 C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근 딥페이크 범죄는 이처럼 10대 간에 주로 이뤄지며 학교나 학원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마주치는 지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경찰이 집계한 허위영상물 범죄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딥페이크와 관련한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의 비율이 73.6%로 압도적이었다. 피해자 비율 역시 10대가 59.8%로 가장 많았다.
10대 가해자가 지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졸업 앨범이나 SNS 등 손쉽게 얼굴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딥페이크 범죄는 실제 사람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공개된 사진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해자들의 경각심이 비교적 떨어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성범죄를 전문으로 다루는 이승혜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그저 ‘사진 갖고 장난친다’는 식으로 접근해 범행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간과하고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수사 당국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N번방 사건 이후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허위영상물을 보거나 소지할 시에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의 경우 단순 소지하거나 시청하기만 해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데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범죄는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진희 성범죄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는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안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단순 허위영상물이 아닌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른 성착취물로 여겨져 중하게 처벌된다”며 “‘N번방’ 사건의 주범인 조주빈과 동일하게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허위영상물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이에 준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양형기준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출 조인대’에 오픈런…은행, 접수 폭주에 “못 해 드려요”
- HUG 너마저… ‘든든전세’라더니 낯선 임차인이 똭!
- 9개월 아기에 ‘뜨거운 커피’ 붓고 도주… 화상 치료 중
- “수면 내시경 뒤 복통, 대장에 구멍 났다”…의사 ‘유죄’
- 마포대교 투신 순간…그 사람 가방 갖고 튄 男 [영상]
- 3500년 전 항아리 깬 소년… 박물관이 한 ‘뜻밖의 대응’
- 명품에 빠진 美 MZ, 에르메스 사러 경매장 뒤진다
- 살만 빼는 게 아니네… “오젬픽·위고비, 노화도 늦춘다”
- 직장인 10명 중 6명 “주4일제 도입해야”…실무자급은 70% 찬성
- 도로 위 ‘잉어’에 기자도 ‘휘청’…日 태풍 상황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