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이사, 대표 선임 불발… 박재현 체제 유지

[제약 인사이드]

한미약품 임종윤 사내이사 / 사진 = 연합뉴스DB

한미약품그룹 일가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현 박재현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된다.

한미약품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두 가지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고 밝혔다.

임종윤 이사의 요청으로 소집된 이날 이사회에서는 북경한미약품의 동사장을 박재현 대표에서 임해룡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건, 한미약품 대표를 임종윤 사내이사로 교체하는 안건 등 두 가지를 표결했다. 앞서 임 이사는 박 대표가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독자적으로 자신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에 임명해 정관을 위반했다며 해임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박재현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임 사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된 것”이라며 “북경한미는 지난 30년간 주주회사(한미약품)에서 임명서를 보내면 임명이 되는 식의 관행이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두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서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직과 한미약품 대표직 모두 박재현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이사회는 우선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직에 임해룡 총경리를 선임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부결했으며, 이후 임 이사와 형제 측 이사가 퇴장한 후 이사 8명이 진행한 임 이사 한미약품 대표 선임안 표결에서도 부결이 나왔다.

이번 이사회 결과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7대 3으로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박재현 대표에 유리하게 구성됐기 때문이다.

임종윤 이사 대표 선임이 불발되면서 한미약품이 추진 중인 전문경영인 체제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이자 감사위원장인 김태윤 사외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한미뿐 아니라 글로벌 표준에 맞는 경영을 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비전”이라며 “안정적 경영을 이루고 거버넌스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면에서 오늘 이사회 결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