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임무 완수, 실수도 없네"…철기둥 맹활약, 까칠했던 독일 언론 달라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몇몇 매체들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가혹한 평가를 내렸지만 일부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는 2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SC프라이부르크 간의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2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하며 2-0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민재는 3-2-4-1 전형에서 다요 우파메카노, 하파엘 게히이루와 함께 백3 전형을 구성했다. 직전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많은 비판을 받았던 그는 시즌 첫 홈경기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뮌헨은 전반 38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앞서 케인의 헤더 슈팅이 프라이부르크 센터백 막스 로젠펠더 팔에 맞았는데, 비디오판독(VAR) 결과 뮌헨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케인은 자신이 만들어 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올시즌 리그 1호골을 터트렸다.
리드를 잡은 뮌헨은 후반 33분 구단의 살아 있는 레전드 토마스 뮐러의 추가골로 승리를 잡았다. 후반 14분에 교체 투입된 뮐러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세르쥬 그나브리의 패스를 감각적인 터치로 받은 뒤 프라이부르크 골망을 흔들었다.
프라이부르크는 후반 추가시간 주앙 팔리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키커로 나선 루카스 횔러가 슈팅을 골대 위로 날리면서 만회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프라이부르크가 페널티킥을 실축함에 따라 뮌헨은 시즌 첫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홈팬들 앞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개막 후 리그 2연승을 질주하며 분데스리가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김민재를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김민재는 90분 풀타임을 뛰는 동안 패스 성공률 95%(115/121), 걷어내기 5회, 헤더 클리어링 4회, 리커버리 6회, 공중볼 경합 승률 71%(5/7)를 기록했다.
풋못은 김민재에게 그나브리(평점 8.2), 케인(평점 8.0), 게헤이루(평점 8.0) 다음으로 높은 평점 7.8을 줬다. 또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팀 내 평점 1위 그나브르(평점 7.8) 다음으로 높은 7.5를 김민재 평점으로 매겼다.
독일 매체 'TZ'도 김민재 평점으로 2를 매겼다. 김민재보다 평점이 높은 선수는 1을 받은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뿐이다.
일부 독일 매체들은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1점을 주기에, 평점이 낮을수록 좋은 경기를 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부진한 활약을 보여줄 경우 평점은 5점에 가까워진다.. 그렇기에 김민재에게 2점을 준 건 김민재의 프라이부르크전 활약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뜻이다.
김민재에 대해 매체는 "새로운 포메이션에서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서 안정감을 발산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 만약 패스 미스를 범했다면 수비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김민재는 놀랍게도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했고 실수도 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매체가 주장한 대로 김민재는 개막전 부진을 딛고 철통 같은 수비로 상대를 꽁꽁 틀어막으며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개막전서 치명적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던 김민재는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여한 휴식도 마다하고 개별 훈련까지 진행했고, 그 효과를 봤다.
이날 김민재는 수비에서 힘을 보탰다. 전반 44분 일본 공격수 도안 리쓰보다 한 발 빠르게 공을 낚아채며 프라이부르크의 공격을 저지했다. 뮌헨은 1골 차 리드를 잡은 채 후반전에 돌입했다.
김민재가 이번엔 좋은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전방으로 길게 롱패스를 찔러줬다. 하지만 박스 안에서 세르주 그나브리의 패스가 상대 수비수에게 걸리면서 슈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후반 15분에는 김민재가 순간적으로 뚫린 공간을 몸을 날려 막아내는 육탄 방어를 성공시켰다. 3분 뒤에는 상대 크로스를 가볍게 막아내며 다시 괴물 센터백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김민재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 매체도 있었다. 지난 시즌부터 김민재에게 유독 엄격했던 독일 언론 '빌트'가 대표적이다.
빌트는 TZ와 달리 "큰 문제는 없었지만 항상 플레이에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고, 포지션 플레이에서 흔들림이 있었다"라며 김민재 평점으로 4점을 줬다. 보통 4점은 큰 실수를 범하거나 부진한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매기는 점수인데, 김민재가 이날 실수 없이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음에도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빌트는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김민재에게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라치오전을 앞두고 빌트는 "5000만 유로(716억원)의 남자도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토마스 투헬의 새로운 패자"라며 "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가 투헬 감독 아래서 살아남지 못했다. 투헬은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며 새로운 중앙 수비 조합을 찾았다. 둘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민재는 29차례 경기 중 25차례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아시안컵 원정에서 부진을 겪은 뒤 라이프치히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는 9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경기에서 뮌헨은 2-1로 이겼다. 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선 90분간 벤치에 앉아 있었다. 분데스리가 마인츠전에선 교체로 들어갔다"고 김민재의 밀려난 입지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시즌에도 김민재가 개막전서 부진하자 프라이부르크전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의 사령탑이 자신의 선발 명단을 교체할까? 콤파니 감독은 프라이부르크와 치르는 홈에서의 첫 경기를 앞두고 흔들리는 수비진을 마주했다"라며 콤파니 감독이 프라이부르크와의 홈 개막전에서 수비라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수비에선 최근 실수가 잦은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며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가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프라이부르크전에 선발로 나설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뮌헨을 이끄는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에게 신뢰를 보냈고, 김민재는 이에 부응했다. 경기 전 온갖 비난을 이겨내고 김민재가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빌트는 칭찬보다 또다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혹평을 쏟아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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