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도 안 남은 서울교육감 보궐선거…보수도, 진보도 "단일화해야 이긴다"

서지원 2024. 9. 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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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바른교육국민연합 관계자들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 16일에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 교육계 모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선거까지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표 분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보수 단일화 시동 “여론조사로 통합 후보 추대하겠다”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에 나선 단체는 두 곳이다. 2일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바른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추대 계획을 밝혔다. 여론조사 기관 2곳에 의뢰해 경선 참여 후보자에 관한 선호도를 조사한 뒤, 1순위자를 단일 후보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명희 바교연 공동의장(공주대 교수)은 “2022년 선거 땐 후보들이 선거인단 모집에 이의를 제기했던 만큼 올해는 선거인단 없이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단일화 기구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도 이날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500여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한 시민사회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갑산 범사련 회장은 “바교연 관계자도 회의에 참석했고, 보수 통합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정수 범사련 상임공동대표는 “어떻게든 공동의 단일 기구에서 올바른 (보수) 후보를 내세우자는 절박함이 있다”고 했다.

보수 진영은 지난 2014·2018·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모두 단일화에 실패해 조 전 교육감에게 세 번 연속으로 패배했다. 2022년에는 박선영·조전혁·조영달 등 보수 후보 3명이 총 53.22%를 득표했지만, 38.10%를 득표한 조 전 교육감에게 밀렸다


“단일화 기구도 단일화 안 됐다” 공동 규칙 정해야


지난 2022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조희연,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후보(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바교연·범사련이 함께 후보 1명을 추대할 계획이지만, 공동의 심의위원회 구성이나 경선 규칙에 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 단일화 의사를 밝힌 후보도 없는 상태다.

보수 진영의 후보군은 이미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2018년과 2022년,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은 2022년에 이어 교육감에 재도전한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인물로는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있다.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서울 거주요건(60일) 중 4일을 채우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조 교육감의 퇴진으로 보궐선거가 진작부터 예정됐음에도 후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후보가 나왔다는 건, 그만큼 보수 교육계가 이번 선거에 준비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단일화도 “역대 최대 경쟁…시간적 여유 없다”


진보 진영은 비교적 발 빠르게 움직였다. 조 전 교육감이 직을 상실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를 구성했다. 오는 4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6일 경선 룰을 확정, 늦어도 18일에는 최종 후보를 추대한다는 계획이다. 2일 오후 현재까지 7명이 추진위에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2일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도 곧 공식적인 출마 선언에 나선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임기(3년)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되면 교사노조는 보궐 선거로 새 위원장을 뽑아야 한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 1년 판결을 받고 중도 낙마한 곽노현 전 교육감도 후보로 등록했다.

하마평에 오른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도 추가로 이어질 예정이다. 3일에는 안승문 전 울산교육연수원장과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 과정 중 역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선 룰이나 일정은 후보자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한다. 선거 일정 자체에 물리적인 여유가 없다 보니 추진위가 정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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