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륜, '아트테크 사기' 논란 갤러리K 상대 고소장 제출
갤러리K·대표이사·본부장 고소
확인된 피해자 18명, 피해액 10억원 이상 추산
예술품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이른바 '아트테크' 사기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집단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유한) 대륜(대표변호사 김국일)이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테크 업체 갤러리K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륜은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 주식회사 갤러리K와 대표이사, 본부장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륜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갤러리K를 통해 미술품을 구입한 투자자들에게 "계약을 맺으면 3년 동안 위탁 렌털 사용료를 지급하고, 3년 뒤 재판매 요구가 있을 시 구입한 가격 그대로 재판매를 해주겠다"며 매달 구매대금의 약 7~9%를 사용료로 지급하는 내용의 '위탁 렌털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만약 한 달 동안 해당 미술품이 팔리지 않으면 갤러리K가 직접 이를 매입해 원금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했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륜은 전했다.
지난 2021년 한 작가의 작품을 6000만원에 구입하며 렌털 계약을 체결한 피해자 A씨는 최근 갤러리K 측으로부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더 이상 렌털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게 됐으며, 재판매 역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또 다른 피해자 B씨 역시 5200만원을 지불하고 작품 두 점을 구입했지만, 비슷한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고 대륜은 밝혔다.
이들은 갤러리K 측에 자신들이 구매한 미술품의 보관 위치를 물었지만, 이에 대한 답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륜은 갤러리K가 작가들에게도 그림 대금의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원으로 위탁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별도의 투자금으로 전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륜에 고소 의사를 밝힌 피해자만 18명이며, 피해 금액은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대륜은 밝혔다. 대륜은 '갤러리K 사기 고소 전담팀'을 꾸려, 정확한 피해 규모와 정도를 파악하는 데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명석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갤러리K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지 않은 채, 후속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구매대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일명 폰지 사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에게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돈을 받은 만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추가 피해자들이 계속 고소를 의뢰하고 있어, 조만간 2차 고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 규모가 매우 큰 만큼, 수사 기관이 신속히 수사를 시작해 범행의 전모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륜은 별도의 고소 관련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폰지 사기 형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피고소인들의 행위는 명백한 '사기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륜은 "이들은 미술품 렌털 등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속인 채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새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수수료나 미술품 작가들에 대한 작가료를 지급하는 데 사용했다"라며 "피고소인들은 이렇게 소위 폰지 사기 형태의 영업을 해오면서 그 나머지 대금으로 부동산 등 다른 곳에 투자하다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대륜은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문제점도 존재한다"라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수입하는 행위'를 유사수신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유사수신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령에 따라 인·허가를 받거나, 등록·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소인들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불상의 금액을 미술품 구매대금 명목으로 교부받으며 유사수신행위를 했다"라며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금액은 10억여원이지만 현재도 관련 피해가 계속 접수되고 있는 만큼,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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