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기투합” 회담 의미 강조…당내 “이재명 유리” 불편 기색도
여야 대표 회담 다음 날인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년 동안 (여야 대표가) 만나지 못한 대치 상황이었는데,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 중심으로 정치하자는 의기투합을 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좋은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서 “이 만남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리라는 것은 너무 순진한 기대”라면서도 “그래도 정치는 계속된다는 걸 국민께 보여드리는 게 여야 대표의 생각이고, 앞으로도 자주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대표는 16분 동안의 모두발언 중 14분가량을 전날 여야 대표 회담 의미를 설명하는 데 썼다. 한 대표는 가계 및 소상공인 지원 방안에 대해 “가능한 대책과 한계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건설적 대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했고, 저출생 대책을 두곤 “여당에서 낸 여러 패키지 법안에 대해 이 대표가 흔쾌히 ‘이건 하면 좋겠다’고 말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회담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거나, 이견이 있는 예민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기보다는 배경 설명에 집중했다. 폐지(한동훈), 완화(이재명)로 의견이 엇갈린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한 대표는 “이 대표는 주식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저도 그 점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그건 중장기의 문제라 저는 당장 올해 하반기, 내년 초의 불안감과 영향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사태에 대해선 “민심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저희가 생각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대표는 발언 말미 전날 이 대표가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나온다”며 거론했던 ‘계엄령 선포설’에 대해서는 “근거를 제시해달라. 일종의 ‘내 귓속의 도청장치가 있다’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이것은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한 대표가 대체로 회담의 긍정적인 면에 무게를 두면서 ‘의기투합, 공감대, 좋은 출발, 생각의 일치’ 등 긍정적인 표현을 쓰자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저희가 생각을 같이했다’ 등 자신과 이 대표를 ‘저희’로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정쟁으로 덮인 사막 위에 정치라는 꽃을 피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하지 못한 부분에서도 상당히 심도 있는 대화와 공감이 있었다”며 “매우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가 오간 자리”라고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친윤계에선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이날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요구할 근거를 마련했다”며 “(회담은) 이 대표 측에 훨씬 유리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의 계엄 거론은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야 할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회담 다음 날 민주당 측에서 한 대표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한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순직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내 처지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비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은 회담을 여권 분열의 기회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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