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新시장 열렸다…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 수성 열쇠 ‘SAF’

정진주 2024. 9. 2. 15: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SAF 확산 전략 발표…2027년부터 1%내외의 SAF 혼합 급유 의무화
그간 샌드박스 통해 사업해오던 에쓰오일, 국내 최초 대한항공에 SAF 공급
EU·美·日, 도입 시기·의무화비율·지원정책 등 韓보다 적극적
“정부, 공급망 확보·생산 등 관련 국가전략산업으로서 지원해야”
지속가능항공유 관련 이미지. 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급유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정유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서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보다 관련 정책 도입이 늦은 만큼 더욱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SAF 혼합의무화제도 도입이 주요국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SAF는 바이오 연료로 생산한 항공연료로, 기존 석유 항공유의 대체재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기술별 탄소중립 기여도. 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제항공 탄소감축과 신사업 창출을 위한 SAF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올해 SAF 급유 상용운항 개시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자율적 SAF 사용을 촉진하고 ▲2027년부터는 국내 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1% 내외의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한 SAF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지원, 생산기술 확보, 공급망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발맞춰 그간 관련 법이 없어 샌드박스 등을 이용해 제한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던 국내 정유사들도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한다고 밝혔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 상용운항 정기노선 여객기에 국내 생산 SAF를 공급하는 것은 업계 최초다.

세계 1위의 항공유 수출국인 한국은 현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SAF 시장 선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SAF 관련 정책이 늦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 예정으로 이제 시장에서 첫발을 뗐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SAF 급유 상용운항을 시행하고 의무화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항공유 수출국임을 감안하면 도입 시기부터, 혼합비율, 지원정책 등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EU SAF 의무혼합비율, 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유럽연합(EU)은 지난해 SAF 혼합의무 시행 및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부터 이미 의무 혼합비율을 2%부터 시작해 2030년 6%, 2050년 7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은 2021년 SAF 생산량 확대하기 위해 인센티브 중심의 법을 도입했다. 미국 내 SAF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5년간 10억 달러의 보조금 지원하고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된 SAF에 대해 갤런당 1.25~1.75달러의 세제 혜택을 통해 SAF 공급업체의 설비 투자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일본 항공사의 연료 소비량의 10%를 SAF로 대체 의무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SAF 생산설비 투자지원으로 향후 5년간 3368억엔을 조치할 예정이며 ‘전략 분야 국내생산 촉진세제’를 신설해 SAF 생산량에 따라 최대 40%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세제 조치를 실행할 방침이다.

이에 SAF 관련 준비가 다른 해외국가에 비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원료 공급망 확보와 생산설비 투자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재훈 성균관대 교수는 “SAF를 포함한 바이오연료 대한 필요성은 20년 전부터 대두됐으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때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왔다”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K-바이오연료 또는 K-SAF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미흡해 다소 급하게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럽은 2030년 6% SAF 혼합의무화 정책을 수립했고 일본은 2030년 10% 혼합의무화 정책을 마련했는데 (이번 정부 발표에서는) 2027년 1% 혼합의무화 계획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다소 목표치가 낮다”며 “미국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고 일본도 법인세 감면 정책을 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준비의 핵심은 원료에 대한 공급망이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코-프로세싱이라는 방법으로는 SAF 생산량이 한정적이라 새로운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그 초기 비용이 약 1조원”으로 추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SAF를) 국가전략 산업으로 정부가 생각해야 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SAF 산업이 무너지면 정유사부터 화학산업까지 다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적기 생산을 위한 투자지원에 대해 정부와 협력할 방침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항공유 수출국인 상황에서 산업부와 국토부가 SAF 도입 활성화를 위한 확산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2027년부터 1% 혼합의무화에 대해서 안정적인 국내수요가 확보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평가하며, 혼합의무화 시기와 수준은 정부와 업계 간 국내 공급가능 물량 등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투자지원과 관련해서는 시설투자가 적기에 이뤄지기 위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제도 등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확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 시행 중인 생산비용 부담완화 방안(생산세액공제)도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