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응급실 정상진료? 정부 발표와 다르다”

정신영 2024. 9. 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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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들이 정부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잘 가동되고 있고, 추석 연휴 응급실 고비 전망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라 말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 현장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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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병원 응급실 57곳 중 14곳 분만 안돼
흉부대동맥 수술 안되는 곳 16곳 등 한계 직면
정부는 “어려움이 있지만 진료 유지는 가능”
지난 1일 오전 문이 닫힌 충북 충주시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앞으로 환자가 걸어가고 있다. 이 병원은 응급실 전문의 7명 중 5명이 사직하면서 이날부터 야간과 주말에는 응급실 문을 닫기로 했다. 연합뉴스

의대교수들이 정부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잘 가동되고 있고, 추석 연휴 응급실 고비 전망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라 말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 현장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의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대학병원 응급실 57곳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곳,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곳,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곳,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은 46곳에 달한다.

건국대 충주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은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전의비는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는 상황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며 의사들을 굴복시킬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복지부는 번아웃으로 응급실 진료제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료제한에 나설 경우 자격취소 또는 면허정지로 대응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정치권은 의료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며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한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처분의 효력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7월 응급실 운영이 중단된 충남 천안 순천향대 천안병원 원무과에 '진료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현규 기자

정부는 이날 응급의료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려움이 있지만 진료 유지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그동안 걱정했던 노조의 집단행동도 협상이 대부분 타결돼 해결됐고 급증하던 코로나19 환자도 감소 추세에 들어갔다”며 “위험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는 응급의료 체계 유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응급실뿐만 아니라 (응급실에서 이어지는) 배후 진료로, 솔직히 이 문제는 의료계의 집단행동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의료개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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