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지나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 간토대학살 은폐하지 말라"

김철관 2024. 9. 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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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1923 간토대학살> 용산 CGV 시사회... 전 세계 특별 상영회 열릴 계획

[김철관 기자]

간토대학살이 일어난 지 101년이 되는 날인 지난 1일, 다큐멘터리영화 <1923 간토대학살> 시사회가 열렸다.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국회부의장, 이종찬 광복회장,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허권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통일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시사회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태영 감독은 "광복의 기적을 만든 것처럼, 영화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며 "이 자리에 참석하신 광복회장님, 국회의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주최 측은 "9월 1일은 간토(관동)대학살이 일어난 지 101년이 되는 날"이라며 "역사를 바로 세우고 이날을 기억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101년 전, 오늘 일본 땅에서 우리 선조들이 일본군, 경찰, 자경단에 의해 학살을 당했고, 그 수가 무려 6000여 명 이상"이라며 "일본 정부는 지금도 희생자 수를 은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의 비극, 잊지 말아야"
 1일 오후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김태영 감독 등 제작진들이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 김철관
상영에 앞서 김태영 감독은 "간토대학살에는 일본의 악랄함이 담겨있다. 민간인 6600여 명 이상을 기관총, 칼 등으로 잔인하게 죽인 건 세계 전쟁범죄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사명을 다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록하며 다큐까지 만들었다. 잘 봐주시고, 제발 여러 사람에게 전파해 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역사의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00년이 된 역사를 다시 영상으로 재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제작진이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도 "우리 국민을 참살했던, 정말 시대의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101년이 지났는데, 일본 정부는 자료가 없다고 이걸 그저 감추기만 하고 있다. 아직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영화 <1923 간토대학살> 스틸 이미지. 시민단체가 희생자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종이 조형물을 설치한 모습이다.
ⓒ ㈜영화특별시SMC
영화 상영에 앞서 관객들은 간토대학살 희생자를 위해 6초간 묵념했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알리자, 간토대학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관객 중에는 출연자도 있었다. 도쿄에서 100km 떨어진 후지오카 근처에서 학살당한 고 남성규 선생 유족인 권재혁씨와 또 다른 학살 장소인 도쿄 스비다오 아리카와 강변에서 한국식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도운 한인 추모사업단 함인숙 대표가 자리했다.

영화 관람 후 허권 전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은폐되는 간토대학살을 생각하면, 일본 정부는 평화와 인권과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전쟁 범죄국으로서 부끄럽고 사과를 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근대 문명국의 대우를 받을 수 있나.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밝히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은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직후 벌어진 반인류적인 범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101년간,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일본의 여러 정치인과 학살 피해 유족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제작진들은 2020년에 시작해 4년 넘게 공을 들였다. 일본 정부가 101년 동안 철저히 숨겨온 국가범죄, 간토대학살의 역사를 후대와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임해 왔다.

지난 8월 15일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2025년 3월 일본 도쿄,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 25개 극장에서 개봉이 확정됐다. 오는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특별상영을 하고, 12월 초 베를린에서 특별 상영할 예정이다. 또 2025년 1월 영국과 호주에서 3월에는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가을에는 미국 주요 10개 도시의 대학에서 특별 상영회를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국가범죄인 간토대학살을 UN인권위원회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제작진은 "국민의 응원이 절실하다. <1923 간토대학살>의 시민독립군이 돼 달라"고 호소하며 "간토대학살의 진실이 일본과 국제사회에 전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 달라"고 강조했다.
▲ 영화 포스터 다큐 <1923 간토대학살> 포스터이다.
ⓒ 영화특별시 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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