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男 찾는 뒷골목' 핫플 변신…日성매매촌도 이렇게 대박났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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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로 쓰던 다리 밑이 '핫플레이스'로 변신
지난달 30일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히비야 오쿠로지’. JR 유라쿠초역과 신바시역 사이 고가 하부에 있던 창고를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히비야 오쿠로지 안에 들어서자 길 양 옆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상점이 늘어서 있었다. 약 300m 구간에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술집·휴게공간·로비 등이 조성돼 있었다.
열차가 지날 때 ‘두 둥’ 소리가 가끔 들렸지만, 방음 처리 덕분에 다리 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곳은 1910년과 1942년, 1964년 잇달아 열차 노선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대규모 선하(線下) 공간이다. 수년 전까지 소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창고 등으로 활용했다. 다리 밑이 벽처럼 막혀있어서 건너편 사람과 왕래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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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이끄는 '고카시타' 개발
JR동일본 개발사업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창고와 사무실로 활용하던 선하 공간을 문화·잡화 판매와 술집 등 상업시설로 나뉘어 개발했다”며 “가게에서 산 음식을 밖에서 먹을 수 있도록 탁 트인 중앙 로비를 만들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출입구를 여러 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가교 아래 공간을 이르는 ‘고카시타’ 개발을 도시재생사업 목적으로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 철로 밑 부지를 주차장이나 화물 적치장 등으로 싼값에 임대하는 수익사업에 국한했지만, 요즘은 문화 공간이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상점가 등으로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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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거리에 유아원, 실내놀이터로 활용
도쿄 JR 오카치마치역 인근 고가 밑에는 ‘2k540 아키오카 아티잔’이라는 예술·공예거리가 조성됐다. JR동일본 개발사업부가 14년 전 고카시타 개발을 추진하면서 만든 곳이다. 아키하바라역(AKI)과 오카치마치역(OKA) 사이에 있고, 도쿄역에서 2.54km 떨어져 있다. 지명과 개발컨셉을 합쳐 명칭을 정했다.
이 지역은 공방 거리를 만들기 전에도 귀금속 세공·판매, 공예점이 밀집된 곳이다. JR 개발사업부는 2010년께 수공예를 테마로 한 점포를 잇달아 유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가죽 공예품과 액세서리·카페·음식점 등이 150m 길이 선하 부지에 줄지어 있었다. 관광객이나 주민이 점포를 쉽게 올 수 있도록 동선 면적을 넓히되, 소규모 점포를 입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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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워크-스카이트리 잇는 도쿄 미즈마치
과거 선술집이 즐비했던 고엔지역은 바닥과 외벽 정리, 페인트 작업을 다시 해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이었다. 현지 부동산계 관계자는 “고엔지역에 중구난방으로 입점했던 술집을 정비해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추가 입점시키는 등 현대화했다”고 말했다. 도쿄 무사시코스기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는 보육원이 있었다. 선하부지에 2층 건물을 올리고, 1층엔 인조잔디를 깔아 체육활동 공간으로 사용했다. 역을 이용하는 부모가 아이를 맡기기 쉽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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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슬럼화 막은 '요코하마 고가네초'
자치단체와 철도회사가 협업해 낙후한 선하공간을 예술인 거리로 만든 곳도 있다. ‘요코하마 고가네초’는 히노데초역 근처에 조성된 예술인 집성촌이다. 이 일대는 고가 주변에 성매매 촌이 있던 곳으로, 지역 주민이 잘 찾지 않던 곳이었다고 한다. 요코하마시가 15년 전 성매매업소 건물을 사들여 주변 시세에 60% 수준으로 1·2층을 예술인에게 빌려줬다. 1층은 작업실, 2층은 숙소로 쓴다.
다리 밑 1.5㎞ 구간에 갤러리와 회의장, 서점, 작품판매장, 스튜디오 50개 정도가 조성됐다. 개인 작업실 외에도 예술인이 무료로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됐다. 요코하마 고가네초를 관리하는 비영리법인 소속 한태호(45) 매니저는 “우범지대였던 장소가 전 세계 예술인이 모여드는 문화 예술 거리로 바뀌었다”며 “지자체와 합심해 프리마켓이나 기획 전시, ‘고가네초 바자’를 열어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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