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2개의 큰 실수" 카세미루 저격? 맨유 텐하흐가 가장 큰 잘못, 리버풀전 실점은 브라이턴전과 똑같았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에릭 텐하흐 감독은 세 번의 실점 모두 개인 실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실점은 텐하흐 감독의 잘못된 전술 설정에서 비롯됐다.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리버풀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맨유의 3실점은 모두 개인 실수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였다. 텐하흐 감독도 "우리는 두 개의 큰 실수를 저질렀고 리버풀은 이를 잘 활용했다", "우리는 또 다른 실수를 했고 모하메드 살라가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첫 번째 실점은 카세미루의 전진패스를 라이언 흐라번베르흐가 끊어내며 시작됐다. 흐라번베르흐는 공을 몰고 간 뒤 살라에게 패스했고, 살라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 있던 루이스 디아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실점은 카세미루에게 디아스가 강력한 압박을 걸어 공을 탈취하면서 시작됐고, 살라가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디아스가 넘어지면서 마무리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세 번째 실점은 코비 마이누에게 알렉시스 맥알리스터가 몸싸움을 걸어 공을 뺏어내며 시작됐고, 이 공이 소보슬러이 도미니크를 거쳐 살라의 쐐기골로 이어졌다.
겉보기에는 개인 실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점 장면들을 돌이켜보면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전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은 위협적인 역습 장면이긴 해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애당초 카세미루의 패스가 끊긴 건 수비라인과 중원 사이에 공간이 벌어져서 발생했다. 이 장면에서만 카세미루가 공을 빼앗겼다면 카세미루 개인의 실수로 치부해도 되지만, 이날 맨유는 전진패스 대부분을 리버풀의 전방압박에 빼앗겼다. 텐하흐 감독의 전술에도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요인이다.
흐라번베르흐의 공 탈취 이후 맨유 대응도 형편없었다. 양 풀백을 모두 높게 올리는 위험도를 감수하는 축구를 하면서 수비 전환 시 측면 수비 방안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흐라번베르흐가 공을 앞으로 드리블해 살라에게 패스할 때까지 리버풀은 편안하게 공을 소유했고, 심지어 살라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할 때 디아스와 소보슬러이를 막는 수비는 아무도 없었다.
브라이턴전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실점할 때도 같은 패턴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맨유는 공을 걷어낼 기회가 두어 차례 있었음에도 모두 브라이턴에 헌납하듯 공을 내줬다. 이후 시몬 아딩그라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할 때 골을 넣은 주앙 페드루는 물론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브라이턴 선수를 막는 맨유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러한 크로스 실점이 반복됐다는 건 맨유 수비 전술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디아스에게 두 번째로 실점한 장면도 전술적 패배였다. 물론 역습이 빠르게 전개돼 제대로 선수를 마크할 시간을 벌지 못한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디아스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마타이스 더리흐트가 모두 마크하지 않은 건 분명한 실수다. 적어도 더리흐트가 위치를 당겨서 디아스를 방해했어야 한다. 이 장면은 마치 브라이턴전 첫 번째 득점에서 대니 웰백이 페드루의 크로스 이후 5초 가량 페널티박스 안에 있었음에도 그를 마크하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던 장면을 떠오르게 만든다.
세 번째 실점에서도 텐하흐 감독의 전술적 패착이 눈에 띄는데, 순간적으로 리버풀이 역습을 전개하자 레프트백 디오구 달로트는 높게 올라섰다가 실점 때까지 페널티박스 쪽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마르티네스가 쇄도하는 소보슬러이와 살라를 모두 커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애초에 마이누가 공을 빼앗긴 것도 주변에 마이누를 도와줄 중원 선수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근본적으로 세 번의 실점 모두 개인 실수보다 중원이 삭제된 전술적 문제점이 강하게 드러났다.
텐하흐 감독은 자신이 2022-2023시즌 이후 맨체스터시티 다음으로 트로피를 많이 획득했다며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점을 실수로 치부하면서까지 자신을 변호했다. 그러나 이날 나온 세 실점 모두 전술적 문제가 더욱 도드라진 실점이었고, 브라이턴전과 유사한 패턴으로 반복된 실점이었다는 점에서 텐하흐 감독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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