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 사퇴' 결정타 조지 클루니…이번엔 “가장 이타적” 극찬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 이후 누구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한 대통령(조 바이든)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좌파 배우’ 조지 클루니(63)가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자와 만나 한 말이다. 조지 클루니는 지난달 10일자 뉴욕타임스(NYT)에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고문을 낸 것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이 질문에 답할 일이 없었는데 이 자리에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지 클루니는 이날 밤 베니스 영화제에서 개봉하는 코미디영화 ‘울프스’ 홍보 기자회견장에서 WP 기자와 만났다.
클루니는 “바이든을 중도 하차로 이끈 메커니즘은 중요하지 않고 기억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억해야 할 것은 권력을 놓기가 매운 어려운 사람의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선언을 ‘권력자의 용단’으로 높이 평가한 발언이다.
클루니는 이어 “우리는 그것을 안다. 또 누군가는 ‘앞으로 나가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모든 공은 그(바이든 대통령)에게 돌아갔고, 나머지 모든 것은 사라지고 잊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0일자 NYT 칼럼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6월 27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벌인 TV 토론에서 참패한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확산되던 때였다. 클루니는 기고문에서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다”며 “대선은 물론 상ㆍ하원 선거도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바이든이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문제를 부풀리고 있다”며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거듭 드러냈던 바이든 대통령은 클루니의 기고문이 나온 지 11일 만인 지난달 21일 결국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클루니의 기고문이 치명타가 됐다는 평이 나왔다. 클루니는 당시 CNN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는데 이후 클루니가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기고문과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루니는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는 대신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매우 자랑스럽고 우리 모두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민주당원인 클루니는 좌파 진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몇 안 되는 반대 목소리를 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저녁식사 등을 함께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클루니가 지난달 NYT에 바이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고문을 내기 전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해 내용을 미리 알리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때 바이든 대통령 측에선 ‘사퇴론 배후에 오바마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셀럽 파워’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번에는 어느 후보 손을 들어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에 오프라 윈프리, 스티비 원더, 핑크 등 유명 방송인과 팝스타가 대거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실었고,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WWE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가수 린 그린우드가 무대에 올라 트럼프 지지를 외친 바 있다.
해리스, 펜실베이니아서 바이든과 합동유세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트럼프는 오는 7일 또 다른 경합주 위스콘신 모사이니에서 유세전에 나선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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