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맥마흔 VS 소로스·블룸버그…불붙은 미 대선 '쩐의전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FP=연합뉴스

흔히 ‘돈 잔치’ 라 불리는 미국 대선에서 선거자금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미 전역을 돌며 대규모 유세를 하고, 고액의 선거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선 천문학적 자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 선거 캠프가 모은 선거 자금(기부자 공개 자금) 규모는 총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 대선 전 마지막 두 달에 가장 많은 선거 후원금이 모였다.

이런 경향을 고려하면 해리스와 트럼프에겐 이른바 ‘큰 손’ 들의 도움이 절실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에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후원하고 있는 억만장자들을 소개했다.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려는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후원한 사람은 미 멜런 은행의 상속자인 티머시 멜런이다. NYT에 따르면 멜런은 지금까지 1억25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트럼프에게 기부했다. 영국 BBC는 멜런 가문이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를 보유해 미국에서 34번째로 부유하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멜런에 이은 거액 후원자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그는 지난달 X(옛 트위터)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페이스’를 통해 트럼프와 음성 대담을 갖기도 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올 상반기에 자신이 만든 공화당 지원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까지 쏟아부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린다 맥마흔 전 미국 중소기업청장이 지난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밖에도 친이스라엘 성향 의사인 미리엄 아델슨이 트럼프에 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을 후원했다. 미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설립자이자 트럼프 행정부 초대 중소기업청장인 린다 맥마흔, 미 물류업체 유라인 창업자 리처드 율라인 부부도 손꼽히는 거액 기부자로 꼽힌다.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부부 환영 만찬에 알렉스 소로스(왼쪽)와 연인인 후마 에버딘이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민주당의 큰 손으론 미국의 구인·구직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먼이 있다. 호프먼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사퇴하기 전에도 바이든-해리스 캠프를 지지해 수퍼팩 등에 거액의 기부금을 쏟아 부어왔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로이터=연합뉴스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그의 아들 알렉스 소로스도 해리스 캠프의 주요 후원자다. 앨릭스는 지난 7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후마 에버딘과 약혼하며 주목받았다. 블룸버그통신 창립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킨 모스코비츠와 제프리 카젠버그 전 디즈니 CEO 등도 해리스 측에 중요한 거액 기부자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