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추락, 삼성 수혜 '미미'…日 라피더스는 '긴장'
실적 저조에 파운드리 포함 9월 사업 재조정 발표 가능성
TSMC·삼성에게는 잠재 위협 제거…日 라피더스는 "불안"
삼성을 제치고 세계 2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인텔의 계획이 3년 만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투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동안 본업인 CPU(중앙처리장치) 등 지배력이 축소되면서 사업 재조정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좌초된다면 잠재적 위협이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TSMC와 삼성에 긍정적이다. 반면 인텔처럼 첨단 파운드리 개발·양산을 준비해온 일본 라피더스(Rapidus)로서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 CEO인 팻 겔싱어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자본 지출을 개편하는 계획을 9월 말 이사회에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고 반도체 공장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5년에 인수한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알테라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른 관계자는 파운드리를 분할해 TSMC 등에 매각하는 계획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운드리 재조정 관측이 흘러나올 정도로 인텔이 전체 사업 재편을 고려하는 것은 수십 조 단위의 파운드리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 CPU 등 본업 경쟁력 상실 등이 이유로 꼽힌다.
서버 중심의 CPU 강자였던 인텔은 AMD 등 경쟁자 부상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CPU 자체 설계 트렌드에 휩쓸리며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AMD는 데스크톱 CPU와 서버 CPU 등에서 인텔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줄이고 있다. 서버 CPU 점유율은 인텔이 작년 1분기 82.0%에서 올해 1분기 76.4%로 축소된 반면 같은 기간 AMD는 18.0%에서 23.6%로 올라섰다. 데스크톱 CPU에서도 인텔은 4.7%p 줄었고 AMD는 그만큼 늘었다.
여기에 2022년 출시한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 아크는 엔비디아 GPU에 밀려 이렇다 할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이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는 부담이다. 곳간은 비는 데 나갈 돈은 많으니 투자 재검토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흔들리는 2030년 파운드리 2위 약속
인텔은 5개월 전인 4월만 하더라도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업체가 되겠다. 외부 고객으로부터 연간 150억 달러(약 20조10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강조했다. 내부 위주이던 파운드리 포트폴리오를 외부 비중을 확대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사의 18A(옹스트롬, 1.8nm급)와 관련해 연말 제조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야심찬 계획은 미 정부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미국, 유럽 투자로 이어졌다.
인텔은 미국에 애리조나주를 비롯해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오리건주 등에 생산거점을 짓고 있으며 유럽에는 독일, 아일랜드,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 파운드리, 후공정(OSAT), 설계(디자인), R&D(연구개발) 시설을 짓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초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28억3000만 달러(17조1900억원)에 순손실 16억1000만 달러(약 2조1500억원)를 기록하자 시장이 들썩였다.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15%(1만5000명) 감원, 배당금 취소 등으로 비용 절감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TSMC·삼성에게는 잠재 위협 제거…日 라피더스는 "불안"
이에 따라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파운드리 사업부 매각과 같은 '초강수' 보다는 투자 연기 및 축소 등이 유력하다. 다만 파운드리 '큰 손' 유치 불발 등 파운드리 경쟁력에 의구심이 지속될 경우 매각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인텔의 제시안에는 공장 확장에 대한 회사 자본 지출을 추가로 줄이려는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며 "320억 달러 규모의 독일 공장을 일시 중단하거나 완전히 중단하는 계획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흔들리는 인텔 파운드리는 대만 TSMC와 삼성에게 나쁘지 않은 전개다.
다만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10위권 밖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경쟁자의 추락' 보다는 '잠재적 위협'이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인텔의 파운드리 위축이 곧바로 시장 지각변동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는 '강호' TSMC 고객을 빼앗아와야 하는 삼성 파운드리 전략이 유지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텔의 파운드리 위기는 자체 반도체 역량 개발에 나선 일본 라피더스(Rapidus)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요타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주요 기업 8곳은 공동으로 출자해 2022년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라피더스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3년 뒤인 2027년부터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일본 기술자까지 불러들여 최첨단 회로 선폭 2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 기술은 미국 IBM, 유럽 아이멕(Imec)과 기술 제휴를 할 만큼 의욕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첨단 파운드리 좌초 위기는 일본 라피더스에 비관적 분위기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인텔은 내부 거래도 있고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이 있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매각을 고려할 정도라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라피더스는 큰 일 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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