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3명 중 1명은 고령층…연간소득 줄고 임금체불은 늘어

세종=김평화 2024. 9. 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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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발표
평균 연령 51.8세, 진입 연령 39.4세
연간 근로일수 217.2일…7.1일 감소
1인당 현장 평균 일당 18만3368원

건설 근로자 중 3명 중 1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현장 평균 일당은 2022년 대비 1%대 상승에 그쳤고, 연간 평균 임금 소득은 3500만원대로 줄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임금 체불을 경험하거나 고용 불안을 느끼는 근로자는 늘어났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를 2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최근 1년 이내 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건설 근로자 1319명을 대상으로 고용 상황과 근로 조건, 근로 복지 등 생활 전반을 살핀 결과가 담겼다.

올해 건설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51.8세로 2022년(53.1세)보다 1.3세 줄었다. 연령별 비중을 살펴보면 50대(34.4%)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60대 이상(33.5%), 40대(18.1%), 30대(8.9%), 20대 이하(5.0%)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추세로 30~50대 비율이 모두 하락한 것과 달리 60세 이상 비율은 2022년(29.2%) 대비 4.3%포인트 올랐다.

건설 근로자 진입 연령은 39.4세로 2022년(37.0세)보다 2.4세 높아졌다. 20대 이하(30.0%)가 가장 큰 비중을 보였으며 40대(23.7%), 50대(19.3%), 60대 이상(7.3%)이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와 30대 비율은 2022년보다 줄어든 반면 40대와 50대, 60대 이상 비율은 모두 올랐다. 특히 60세 이상 비율은 2022년(3.5%) 대비 3.8%포인트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연간 근로 일수는 평균 217.2일로 2022년(224.2일) 대비 7.1일 줄었다. 200~250일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이 30.0%로 가장 높았고, 뒤로는 250~300일 미만(27.0%), 150~200일 미만(15.0%), 300일 이상(14.9%), 150일 미만(13.1%) 순이었다. 건설 현장 총 근무 경력은 평균 13.1년으로 2022년(14.5년)보다 1.4년 감소했다. 2~10년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이 41.8%로, 비교적 짧은 기간 근무한 이들이 다수였다.

현장의 임금 형태는 일당(85.4%)이 대다수였다. 월급과 물량 단위는 각각 13.7%, 0.9%였다. 2022년과 비교해 일당은 8.9%포인트 올랐지만 월급 비중은 6.3%포인트 작아졌다. 올해 현장 평균 일당의 경우 18만3368원으로 2022년(18만1166원) 대비 1.21%(2202원) 올랐다. 다만 2년 사이 물가와 최저임금이 더 높은 비율로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일당 수준은 줄어들었다.

최근 1년간 평균 임금 소득 역시 올해 기준 3592만2320원으로 2022년(3679만7418원) 대비 2.38% 감소했다. 소득 구간별로 비교해보면 2000만원 미만(15.4%) 비율이 3.9%포인트 상승한 반면 4000만~5000만원 미만(21.1%) 비율은 4.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노동자가 그만큼 더 늘었다는 의미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는 늘었다. 최근 1년 이내에 임금 지급이 늦어진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5%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2년(24.5%)보다 5.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임금 체불 불안이 있다는 대답 역시 22.5%로 2022년(16.9%) 대비 5.6%포인트 증가했다.

건설 근로와 관련해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48.7%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중(18.4%)의 두 배가 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14.1%포인트나 상승했다. 건설 근로자 장기근속을 위해서는 고용 안정성(40.3%)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두드러졌던 이유다.

건설 경기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다 보니 근로자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건설 근로자와 면담해보면 체감적으로 느끼는 건설 경기 악화가 크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며 "경기가 안 좋아져서 당장 이 현장이 끝나면 갈 데가 없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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