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기금 축소에도 "환율 대응력 떨어지진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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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64조가량 축소시킬 것으로 밝혀지면서 환율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충분하고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가 확대되는 등 원·달러 환율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아 외평기금 축소 자체만으로 환율 대응력이 떨어지진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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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64조가량 축소시킬 것으로 밝혀지면서 환율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충분하고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가 확대되는 등 원·달러 환율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아 외평기금 축소 자체만으로 환율 대응력이 떨어지진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외평기금 운용 규모는 140조 2894억원으로 올해(205조1201억원)보다 64조8307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외평기금은 정부가 환율의 급등락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기금이다. 주로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를 발행해 마련한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시기엔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매도, 원화 약세를 방어한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시기엔 달러를 매수해 원화 강세를 막는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정부의 외평기금이 대규모로 축소될 경우 대응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새 60원가량 급락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7월 26일 1385.8원을 기록했던 환율은 지난달 26일 1326.8원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의 규모 자체가 충분하고, 대외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에 외평기금 규모가 축소돼도 대응력엔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4135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3억달러 증가해 넉 달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4%,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은 21.6%로 직전 5개년도 분기 평균(각각 37.1%, 27.5%)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지속되는 점도 대응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올해 2분기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3952억달러로 집계돼 3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직접투자가 전분기 말 대비 100억달러 증가하고, 증권투자는 해외 주식투자 지속 등으로 279억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규모 자체가 충분하고, 수출업체들이 충분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점, 환율이 빠졌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서학개미들도 늘고 있단 점에서 환율을 충분히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의 소진 속도가 빠른 상황 등이라면 걱정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상 거래를 통해 유입되는 달러가 많다"며 "2021~2022년경 원·달러 환율이 1410원까지 올랐을 때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은 50% 이상 소진됐는데, 이러한 신흥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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