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훈민정음 해례본…간송의 보물, 대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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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신윤복의 미인도와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한 국보·보물급 '간송 컬렉션'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형 전시가 대구에서 열린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보화각과 함께 귀한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할 새로운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2016년 대구시와 계약을 맺고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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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등 국보·보물 97점 모두 전시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신윤복의 미인도와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한 국보·보물급 '간송 컬렉션'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형 전시가 대구에서 열린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8년 설립한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 분관이 대구에 문을 연다. 대구 간송미술관은 개관 기념 국보·보물전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를 3일부터 12월 1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관전 '여세동보'는 그간 성북동 보화각에만 머물렀던 국보와 보물 40건, 97점을 볼 수 있는 자리다. 97점을 새로운 공간으로 옮겨와 전시한다. 간송미술관이 개최한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통상 주요 작품이 전시 중반 또는 후반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그간 살피지 못했던 귀한 간송 컬렉션을 하나하나 톺아볼 소중한 기회다. 1전시실에는 간송이 초창기에 수집한 조선후기 풍속화인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과 김홍도 '고사인물화', 김득신의 작품을 지나 심사정의 대작 '촉잔도권'이 넓게 펼쳐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전시실에 단독 전시해 놓은 신윤복의 ‘미인도’가 한 명 한 명 관객을 독대하듯 어둠 속에서 맞는다. 당초 미술관 측은 전시 기획 단계에서 관객 한 사람씩 전시실에 들어가 미인도 속 여인과 독대하는 느낌을 받도록 구상했으나, 관람객이 몰릴 것을 예상해 수용 인원을 6명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소리로 지은 집'이란 제목을 단 3전시실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현대 한국인의 육성으로 풀어 읽는 사운드아트 작품과 함께 만날 수 있다.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이 6·25 전쟁 중에도 직접 지켜낸 것으로 전해진다. 미술관 역시 그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에 잠시 전시됐던 것 외에 서울 밖에서 전시되는 것은 84년 만에 처음이다.
4전시실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대표 서예 작품과 묵란화 네 점을 모은 ‘난맹첩’이 시선을 압도한다. 또 국보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등 병(甁)류와 청자기린유개향로, 청자오리형연적이 은은한 빛을 내뿜는다. 여기에 계미명삼존불상과 불감(佛龕)이 간송이 수집한 두 석탑 부도탑(외사리 석조부도탑, 석조팔각승탑) 모형을 배경으로 시야에 들어와 마음을 가라앉힌다.
지하 1층에 자리한 5전시실은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비롯한 간송미술관의 주요 소장 작품의 미디어아트 동영상을 말러의 교향곡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대구 간송미술관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보화각과 함께 간송의 수집품을 관리하고 보관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새로운 미술관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8003㎡ 규모로 건축가 최문규 연세대 교수가 설계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보화각과 함께 귀한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할 새로운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2016년 대구시와 계약을 맺고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미술관은 대구시가 부지를 제공하는 시립미술관으로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운영한다.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운영 방식을 모델로 했다. 경제적으로 쇠퇴기를 겪던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선 이후 유럽 문화 중심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전시 종료 후 미술관은 내년 1월부터 상설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봄과 가을에 정기 전시를 개최하고, 대구에서는 간송 소장품을 상설 전시하는 방식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은 "리움미술관 등 다른 주요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전시 기관과도 협업을 확대해 문화유산 애호가들에게 다채로운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입장료는 성인 1만 원. 어린이·청소년 5000원.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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