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인 뒤 1억 털어갔다…'검은 과부' 공포의 미인계

하수영 2024. 9. 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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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아파트에 들어가는 '검은 과부'.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관이 최근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현지를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검은 과부' 주의보를 발령했다.

'검은 과부'란 잘 모르는 남성에게 접근,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돈, 가전제품, 의류 등을 훔쳐 가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검은과부거미가 짝짓기 후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데서 유래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 아르헨티나 미국대사관은 "검은 과부의 범죄 대상이 되지 않도록 클럽 혹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독으로 행동하지 말고, 이들이 권하는 음료나 음식을 조심하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이 주의를 당부한 것은 최근 관련 범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주 라플라타에서 발생한 '검은 과부' 사건을 들 수 있다.

범인은 '검은 과부' 전과를 가진 40세 여성 바네사 레나인으로, 당시 공범인 다른 여성과 함께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수면제를 먹은 73세 피해자가 잠에서 깬 뒤 소리치자 술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피해자는 당시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피에 범벅이 된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검은 과부'가 공범과 함께 피해자의 돈 10만 달러(1억3000만원)를 훔친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1일(현지시간) 라플라타에서 발생한 '검은 과부' 사건을 조명하면서 "국적·나이를 막론하고 미인계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이 수법에 대해 조심하라"라고 보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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