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료냐", "쥐나 줘"…영국 카르보나라 신제품에 이탈리아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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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통조림 카르보나라'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파스타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미슐랭 레스토랑 까사 비사니의 셰프 잔프란코 비사니는 아든크로노스 통신에 "이런 제품이 이탈리아 문화와 요리를 파괴한다"며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수치스러운 제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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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종주국 이탈리아에서 불쾌감 표현
관광부 장관·유명 셰프들 "끔찍한 생각"
영국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통조림 카르보나라'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파스타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미국 최대 식품기업 하인츠가 이달 중순부터 가볍게 한 끼 식사를 즐기는 Z세대를 겨냥해 영국에서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개당 2파운드(약 3500원)에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제품 사진을 보면, 노란색 바탕의 캔에는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판체타(훈제하지 않은 이탈리아식 베이컨)를 곁들인 크림소스 파스타’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 소식은 자국의 음식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이탈리아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이탈리아는 매년 4월 6일을 ‘카르보나라의 날’로 지정할 정도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해서, 통조림 카르보나라에 대한 반감은 더 크다. 다니엘라 산탄케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기사를 캡처한 뒤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진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54년 영화 ‘로마의 미국인’에 나온 대사를 인용해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쥐나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미국화를 풍자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들도 말을 보탰다. 미슐랭 레스토랑 까사 비사니의 셰프 잔프란코 비사니는 아든크로노스 통신에 "이런 제품이 이탈리아 문화와 요리를 파괴한다"며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수치스러운 제품"이라고 했다. 로마에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 글라스 호스타리아의 셰프 크리스티나 바워먼도 "우리 요리의 사생아"라며 "(통조림은) 끔찍한 아이디어이며, 소비자들이 오리지널보다 이 통조림 버전을 먼저 먹어보고 실망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로마의 또 다른 미슐랭 레스토랑 피페로의 셰프 알레산드로 피페로는 더타임스에 "나는 현대성을 좋아하고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카르보나라를 어떻게 고양이 사료처럼 캔에 넣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본고장으로 한 파스타로, 돼지 볼살로 만든 숙성고기인 관찰레와 계란 노른자, 페코리노(양젖 치즈), 후추로만 만들어 먹는 것이 정통 레시피다. 다만 한국에서는 생크림과 우유, 파마산 치즈, 베이컨 등을 넣은 카르보나라가 대중화돼 있다.
에스프레소 바 형태의 개인 카페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18년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밀라노에 첫 매장을 열 때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당시 시민들은 두오모 광장에 심은 나무에 불을 지르는 등 거센 항의의 뜻을 표했으나, 현재는 잘 정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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