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탑? 테슬라 아류?… 현대차 'SDV 수장' 송창현, 올해 '시험대'

편은지 2024. 9.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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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사장, 연내 첫 현대차·기아 SDV OS 공개
정의선이 맡긴 현대차 핵심 숙제… 수십조 투자 지원
인베스터데이서 일부 공개… 테슬라 짝퉁?
송창현 현대자동차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현대자동차그룹

"잘 되고 있습니다. 연 말에 양산 직전 단계인 상태로 1차 릴리즈(배포) 될 겁니다."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사장이 지난 28일 열린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SDV OS 개발은 잘 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말이다. 송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난제로 꼽히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를 맡은 인물이다.

송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핵심 계열사 '포티투닷'의 수장이자, 올 초에는 부사장도 거치지 않고 바로 AVP 본부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그는 애플, 테슬라와 같이 현대차그룹 전용 자체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성공적으로 개발해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송 사장이 현대차그룹 OS 공개 시점과 관련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올 1월 'CES(국제가전박람회) 2024'에서 포티투닷이 현대차그룹 OS 개발 사실을 공개한 뒤 7개월 만으로,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OS 공개가 주목되는 것은 그간 현대차그룹에서 외쳤던 'SDV'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가시화된다는 점에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EV6,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출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이후 'SDV' 경쟁력을 갖겠다며 그룹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SDV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돼 차량을 제어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다양한 플랫폼이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는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하나의 제어기가 모든 기능을 컨트롤 하는 애플 휴대폰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테슬라로 점화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현재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전세계에서 3번째로 차를 많이 판매하게 됐지만, 현대차그룹에 있어 아직 개발단계에 그치고 있는 만큼 SDV 만큼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주목하는 분야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부족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소프트웨어에서 다소 뒤처지는 면이 있다"며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 품질, 소프트웨어 모두 함께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DV는 과거 자동차 제어 방식과 완전히 다른 만큼, 막대한 투자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태생부터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자동차를 만든 테슬라를 제외하면, 벤츠, BMW 등 글로벌 전통 브랜드 마저 SDV 영역에서는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일하는 방식, 열려있는 사고방식이 애플과 테슬라의 OS를 만든 것"이라며 "이미 기존 방식에 젖어있고, 조직이 유연하지 못한 업체에서는 처음부터 모두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OS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 말 공개되는 현대차그룹의 OS의 형태와 제어방식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 OS를 확보한다는 것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을 높일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지난 28일 인베스터데이에서 일부 공개된 OS가 테슬라의 OS방식과 유사한 만큼 '테슬라와 비슷하다'는 우려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사진에는 흰 바탕부터 수많은 항목이 나열된 옵션까지 테슬라 차량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비슷한 화면이 띄워졌다.

업계에서는 이날 사실상 1차공개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인 디자인에 대한 업계 평가와 반응을 바탕으로, 공개 전 마지막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건은 테슬라와 '얼마나 다를 것이냐'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공개되는 OS는 향후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모든 차량에 탑재된다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한 차량 제어는 차량의 상품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OS 공개로 현대차그룹의 앞으로 모든 차에 들어가는 시스템이 바뀌게 된다"며 "소프트웨어 업계의 많은 우려에도 송창현 사장에게 큰 힘을 실어줬지만, 이번 OS 공개 후 부정적 반응이 많다면 현대차그룹의 고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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