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軍기지 통신망 끊고 다니는 그놈들…배후는 러시아? [밀리터리 브리핑]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뒤 유럽 각지에서 러시아의 소행 또는 사주로 보이는 통신망 절단 등 사보타주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독일 쾰른 등지에서 벌어진 사건을 계기로 주요 기지에 대한 보안 단계를 강화했다.
①나토, 러시아의 사보타주에 대한 경계 수준 높여
나토가 러시아 사보타주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이하 현지 시간) 나토는 독일 게일렌키르헨의 나토 공군기지의 보안 수준을 격상했다. 이 기지엔 공중에서 먼 거리의 러시아 항공기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실시간으로 작전을 조율하는 나토의 E-3 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배치됐다.
보안 경보 강화는 지난달 14일 쾰른 공항의 군사 구역과 붙은 막사 외곽의 울타리에 구멍이 발견되는 등, 나토 군사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우려가 높아진 직후 내려졌다. 독일 의회에서는 이 사건들이 러시아의 사보타주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나토가 직접 관할하거나 회원국의 군사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노르웨이 매체는 4월 노르웨이 북부 이븐스 공군기지와 연결된 중요 통신 케이블이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븐스 공군기지는 F-35A 전투기와 P-8A 해상초계기가 배치된 핵심 기지다.
지난해 4월 슬로바키아 국방장관이 자국 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9 전투기 정비를 위해 파견된 러시아 기술자들이 이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것을 막으려고 부품을 손상하는 등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장관은 결함이 러시아 기술자들이 접근한 부품에서만 발견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러시아 기술자들이 검사한 엔진은 350시간 동안 작동이 보장돼 이 중 70시간만 운용한 상태였다.
이밖에 나토 회원국의 기타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 해안의 액화천연가스 터미널과 브룬스뷔텔의 옛 원자력 발전소 등 상공에서 러시아의 올란-10으로 추정하는 드론이 목격됐다. 이 드론은 해안에 있던 스파이 행위를 목적으로 한 선박에서 발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외 탄약이나 무기 생산 시설에 대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 등이 잇따르면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②인도와 러시아, Su-30 전투기 공동생산하여 해외 수출 추진
인도가 러시아와 수출용 Su-30 전투기를 공동으로 생산하려는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인도 공군은 2002년 9월부터 러시아제 Su-30 전투기의 변형인 Su-30MKI를 인도 국영 항공기 생산회사 힌두스탄 에어로노틱스(HAL)에서 라이선스 생산해 배치하고 있다. 이번 공동 생산 논의는 인도는 국내 방위산업을 강화하고,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막힌 제재를 회피하려는 시도로 논란이 일고 있다.
Su-30MKI는 12개의 하드포인트에 최대 8t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으며, 사거리 290㎞의 브라모스 순항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다. AL-31FP 엔진 2개로 최대 마하 1.9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최대 항속거리는 3000㎞로, 공중 급유 시 800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인도에서 제작한 전투기는 러시아에서 제작한 전투기보다 가격이 비싸고, 유지보수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엔진ㆍ센서ㆍ무기를 업그레이드한다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한, 인도의 국내 생산 강화 노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인도는 자국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하는 무기의 6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인도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왔다. 러시아는 인도를 서방의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거점으로 여기고 다수의 합작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로스텍 산하 칼라시니코프 콘체른은 인도에서 AK-203 돌격 소총을 생산하는 계약의 하나로 관련 장비와 도구를 현지에서 제작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국영 장갑차량 회사 니감 리미티드(ANVL)은 러시아 차량업체 카마즈의 자회사인 렘디젤이 개발한 타이푼-K 4x4 MRAP 차량을 면허생산 하기로 했다.
이밖에 러시아는 인도에 S-500 지대공 미사일 등 첨단 무기 공동 생산도 제안하는 등 인도에게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적인 접근에 대해서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의 반응은 아직 불확실하다. 인도는 그동안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인도는 미국ㆍ러시아ㆍ중국과 같은 대립하는 블록과도 협력하는 등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해 왔다.
③미 해군, 새로운 저비용 중거리 대함미사일 찾고 있어
미 해군이 해외 파트너들이 빠르게 해상 타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저비용 중거리 대함미사일의 개발과 조기 전력화를 도울 업계를 찾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21일까지 미 해군 항공시스템사령부(NAVAIR)가 연합 경제성 해상 타격(CAMS) 무기 체계에 대한 업계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7월 16일의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발행된 정보 요청(RFI)에 이어서 열렸다.
NAVAIR의 정밀 타격 무기 프로그램 사무소(PMA-201)가 주도하는 CAMS 구상은 수상함과 항공기 모두에서 발사하기에 적합하고, 국제 수요를 맞추는 가격과 수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거리 타격 무기를 찾고 있는 사업이다. 미 해군이 CAMS 능력에 대한 요구 사항은 알려진 것이 없다.
PMA 201 관계자는 원하는 치사율을 제공하고, 적절한 사거리를 갖추면서, 저렴하고 수출 가능한 공중ㆍ지상 발사 무기의 신속한 개발, 시제품 제작, 제조 및 고용에 관심이 있으며, 선택한 솔루션은 단가를 낮게 유지해 해외 파트너들이 긴급히 원하는 대량 생산과 최적의 재고 수준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MA 201의 단가 목표는 1발당 150만 달러이며, 연간 최소 250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VAIR는 최소 140해리(260㎞)의 사거리, 500파운드(226.7㎏) 미만의 탄두, 움직이는 지상 전투원ㆍ지상 표적ㆍ고정 지상 표적을 탐지하고 조준할 수 있는 유도 시스템, GPSㆍ관성 항법ㆍ적외선ㆍ이미지 인식을 하나 이상 포함한 종말 조준 기능, GPS가 저하되거나 거부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항법 시스템도 요구했다.
항공기 발사의 경우 최대 고도 4만 피트(약 12㎞), 최대 속도 마하 0.8, 함선에서 발사할 때는 수직 발사 시스템 또는 일부 유형의 갑판 장착 발사기를 사용하여 이동ㆍ피칭 갑판에서 CAMS를 발사가 가능해야 한다. 또한, 향후 신속하고 저렴한 업그레이드를 허용하고, 다품종 생산을 위해 미 국방부의 무기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WOSA)를 준수할 것도 요구했다. NAVAIR는 늦어도 2027 회계연도 1분기까지 저율 초기 생산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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