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해파리와의 전쟁

고승욱 2024. 9. 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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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을 괴롭힌 해파리가 사람들에게 끼친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다.

31일 도내 해수욕장을 모두 폐장한 강원도는 지난 7월 23일 해파리주의보 발령 이후 1억4000만원을 투입해 노무라입깃해파리 160t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집계한 1㏊당 해파리 출현율이 지난해 0.3마리였는데 올해는 108마리로 늘었으니 쏘인 사람이 급증한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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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수석논설위원


올여름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을 괴롭힌 해파리가 사람들에게 끼친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다. 31일 도내 해수욕장을 모두 폐장한 강원도는 지난 7월 23일 해파리주의보 발령 이후 1억4000만원을 투입해 노무라입깃해파리 160t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강릉과 삼척에서는 어민들이 해파리를 가져오면 1㎏당 300원에 80t을 수매했고, 속초와 고성 등지에서는 해파리 제거용 그물(절단망)을 부착한 어선 8척을 빌려 바닷속에서 80t을 없앴다.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인 사람도 크게 늘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올여름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였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출동한 건수가 735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3배나 많다. 강원도에서도 피서객 해파리 쏘임 사고가 618건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보다 무려 14배 많은 수치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집계한 1㏊당 해파리 출현율이 지난해 0.3마리였는데 올해는 108마리로 늘었으니 쏘인 사람이 급증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한 피해는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해양수산부가 10여년 전 남해안에 보름달물해파리가 대거 출몰했을 때 집계한 경제적 피해액은 연간 3000억원에 달한다. 가두리양식장과 그물을 망가뜨리는 어업손실액 2290억원,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피해액도 580억원이다. 이후 기후위기가 심화돼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 평균기온과 바닷물 온도가 꾸준히 높아졌으니 다시 조사에 나선다면 피해액은 당시보다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해파리는 신비로운 빛을 내며 매혹적으로 바닷속을 유영한다. 그래서인지 해파리를 스페인에서는 ‘바다의 눈물’, 포르투갈에서는 ‘살아있는 물’이라고 부른다. 과거 페르시아 사람들은 신부가 결혼식에서 쓰는 베일을 연상했는지 ‘바다의 신부’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폭염 속에 우리 바다로 진격한 해파리에게 이런 낭만은 사치다. 이제는 해파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고승욱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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