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 ‘대립 정치’ 청산 첫걸음 되길

2024. 9. 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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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일 회담은 민생 정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가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고, 생산성 높은 국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양당 대표들은 만나서 협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전히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고 입법 독주가 이뤄진다면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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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등 8개 항 공동 발표문 도출
구체 성과 위해 후속 협상 서두르길
본회의와 상임위에서도 협치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일 회담은 민생 정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만남에서 즉각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추가 협의를 이어간다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야 대표 간 회담은 11년 만인데, 그간 우리 정치가 얼마나 대립과 정쟁 일변도로만 치달아 왔는지 새삼 일깨워준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가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고, 생산성 높은 국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양 대표는 회담 뒤 내놓은 8개 항의 ‘공동 발표문’에서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한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 의료 사태 관련 국회 차원의 대책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방안, 가계 및 소상공인 부채 완화 방안, 저출생 대응 방안, 딥페이크 관련 대책, 지구당 재도입 등을 논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당장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시급한 민생 의제들에 대해 여야 간 협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여야가 약속대로 민생 공약 협의 기구 등을 조속히 발족하고, 나머지 7개 항에 대해서도 최대한 빨리 후속 협상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회담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안과 25만원 전 국민 지원금 문제 등에선 이견이 여전히 컸다고 한다. 사실 이들 문제는 두 대표 의지만으로 합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상병 특검법은 국민의힘 내에서 공감대를 넓혀가야 할 사안이고, 25만원 지원금 역시 행정부의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이 있어 정부와도 논의가 필요하다. 비록 이날 견해차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두 문제를 또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할 게 아니라 여당과 협의를 계속 이어가 최대한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회담에선 ‘여야 대표 회담 정례화’도 기대됐지만 공동 발표문에는 내용이 빠졌다. 이에 대해 여야 수석대변인들은 형식적인 정례화보다는 수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그 말대로 대표들이 앞으로도 자주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원내대표 간, 정책위의장 간에도 상시적인 대화 채널이 가동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아울러 이번 대표 회담을 계기로 국회 정치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양당 대표들은 만나서 협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전히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고 입법 독주가 이뤄진다면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정기국회에서부터는 본회의와 상임위에서도 여야의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상생의 정치를 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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