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막으려 ‘엑스’ 차단… 뉴스거리 된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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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가 대법원 명령에 따라 지난 31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옛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AP통신은 "브라질에서 엑스 차단이 시행된 이날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대체 플랫폼을 찾아 나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정치권에서는 엑스 차단의 정당성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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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권위주의 체제 국가중 차단 유일
우회접속 적발시 벌금 1200만원 내
“세상 단절” 대법관 탄핵 등 정쟁 불씨
브라질 정부가 대법원 명령에 따라 지난 31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옛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가짜뉴스 유포와 혐오주의 선동을 묵인해 무법 환경을 조성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중국·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체제 밖에서 엑스를 차단한 국가는 브라질이 유일하다.
AP통신은 “브라질에서 엑스 차단이 시행된 이날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대체 플랫폼을 찾아 나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정치권에서는 엑스 차단의 정당성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예능 방송작가인 시쿠 바르니는 인스타그램 계열 플랫폼인 스레드에 “나는 지금 세상에 일어난 일을 알지 못한다. 기괴한 일이 발생했다”고 적었다. 18세 학생인 줄리아 알베스 데 올리베이라는 AP통신에 “많은 청년이 소셜미디어에 의존한다. 엑스 차단으로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 30일 “엑스는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브라질 사법체계를 무시했다. 무법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며 방송·통신 감독기관에 엑스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또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 접속 시에는 5만 헤알(약 1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당초 대법원은 지난 4월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 유포 계정만 차단하도록 엑스에 명령했다. 하지만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거부했고, 대법원은 4개월여 만에 엑스 플랫폼 전체 차단을 결정했다.
머스크는 엑스에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판사 흉내를 내는 사악한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돈이 많다고 헌법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되받았다.
브라질에선 엑스 차단을 놓고 정쟁이 벌어졌다. 보수우파 야당인 자유당 소속 니콜라스 페레이라 하원의원은 “폭군이 브라질을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 바꾸려 한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비아 키시스 하원의원은 지모라이스 대법관에 대한 탄핵을 요구했다.
브라질 정부는 과거 메시지 서비스인 텔레그램과 왓츠앱 이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바 있다. 하지만 공론장 성격을 가진 엑스를 차단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독일 온라인 통계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브라질의 엑스 회원은 2148만명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엑스와 유사한 서비스인 블루스카이에는 최근 수일간 브라질 국적의 신규 가입자가 20만명이나 몰리는 ‘플랫폼 대이동’이 발생했다.
브라질은 비(非)권위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엑스를 차단한 나라가 됐다. 현재 북한·중국·러시아·이란·미얀마·파키스탄·베네수엘라·투르크메니스탄만이 엑스 접속을 불허하고 있다. 튀르키예·이집트·우즈베키스탄도 한때 엑스를 차단했지만 지금은 개방했다. 한국은 북한 계정에 대해서만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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