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급감에 올해 세수결손 30조 위기
올해 연간 세수(국세수입) 결손액이 3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 수입이 목표치를 크게 밑돈 여파다. 세수는 줄어드는 데 재정 지출이 늘면, 정부가 우려하던 ‘악어 입’처럼 벌어지는 재정 그래프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 위기가 예고되면서 나라 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 부족분이 30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세수 재추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국세수입은 20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8000억원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가 올해 예상한 연간 국세수입은 36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조2000억원 많다. 하지만 7월 말 기준 실제 거둬들인 세수는 지난해보다 9조원 가까이 적은 상황이다. 8월 이후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경우 단순 계산으로 세수 부족분이 최고 32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세수 결손이 커진 주요 원인은 법인세에 있다. 1~7월까지 부가가치세가 작년보다 6조원 이상 더 걷혔지만, 같은 기간 법인세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5조5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세수가 급감했다.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 실적을 토대로 납부하는데 지난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데다, 법인세 납부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적자를 내며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영향이 컸다.
세수 감소로 지난해에 이어 ‘악어 입 그래프’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간 국세수입과 총지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18~2020년까지 확대됐다가 평행선을 그리던 악어 입 그래프는 지난해 세수가 급감하면서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지출 증가세는 다소 억제되고 있지만 세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올해도 두 그래프 차이가 상당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 우려에 기재부는 추석 연휴 직후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까지 최대한 지켜보고 재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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