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전민재, 패럴림픽 여자 육상 200m 5위
'작은 거인'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자신보다 스무 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 5위에 올랐다.
전민재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육상 2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30초76을 기록, 5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스이팅(26)이 27초50의 기록으로 3연패에 성공한 가운데 은메달은 뉴질랜드 대니엘 애이치슨(23·27초64), 동메달은 호주 말리 로벨(20·29초82)이 나눠 가졌다.
3번 레인에서 출발한 전민재는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렸다. 곡선 주로를 통과한 전민재는 마지막 50m 구간에서 로벨, 로텔라와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쳤으나 힘이 떨어지면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전민재는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 패럴림픽에 데뷔했고, 2012 런던 대회에서 100m·200m 은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 대회에도 나섰고, 47세가 된 올해에도 다섯 번째로 출전했다.
전날 열린 예선에서 31초13으로 전체 8위를 기록해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간신히 획득했고, 결선에선 올해 자신의 기록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는 힘을 발휘했다.
전민재는 파리 패럴림픽 여자육상 200m(스포츠등급 T36)에 출전한 모든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결선에 나선 8명 중 6명도 20대다.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브라질의 사미라 브리토는 만 35세로 전민재보다 열두 살이 어리다. 전민재는 4일 100m(스포츠등급 T36)에 출전한다.
전민재는 다섯 살이던 1982년 뇌염을 앓아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고 2003년 26세의 늦은 나이로 육상계에 데뷔해 장애인 육상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신장 149㎝의 불리한 조건에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며 '작은 거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편 남자 육상 400m(스포츠등급 T53) 예선에 출전한 유병훈(52·경북장애인체육회)은 51초38의 기록으로 2조 4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개 조 상위 3명과 전체 기록 상위 7, 8위 선수에게 결선 진출권을 준다.
유병훈은 2008 베이징 대회 400m 계주 동메달리스트로, 이번이 다섯 번째 출전이다. 그는 "즐기려는 마음으로 왔다. 생각보다 기록이나 결과가 좀 안 좋아서 아쉽다. 그래도 남은 경기가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더라. 내가 출전을 안하면 휠체어 육상 선수의 명맥이 끊길 것 같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고민을 하다가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100m, 800m, 마라톤에서 도전을 이어간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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