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현금 안돼”-이 “현금 아닌 소비쿠폰”… 시작부터 팽팽

정우진 2024. 9. 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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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회담에서 한 목소리로 '민생 우선'을 강조했지만, 모두발언부터 서로 뼈 있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벌였다.

한·이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 앞서 생중계 되는 TV 카메라 앞에 서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애초 10분씩 모두발언을 하기로 합의됐지만 한 대표는 약 13분, 이 대표는 약 19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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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대표회담, 모두발언부터 신경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회담에서 한 목소리로 ‘민생 우선’을 강조했지만, 모두발언부터 서로 뼈 있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벌였다.

한·이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 앞서 생중계 되는 TV 카메라 앞에 서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애초 10분씩 모두발언을 하기로 합의됐지만 한 대표는 약 13분, 이 대표는 약 19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은 양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수석대변인이 배석한 ‘3+3 회담’ 형식으로 약 1시간43분간 진행됐다.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내세워온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특별법)을 두고 “현금살포”라고 지적했다. 그는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돼 있다.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똑같은 복지가 아니라 모두의 필요에 맞춰진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며 “현금 지원이 아니라 특정 기간 안에, 몇 개월 내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 즉 소비쿠폰”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골목상권에서만 쓸 수 있는 소비진작책”이라며 “자영업자 살리기, 골목상권 살리기, 지방 살리기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세수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가장 효율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의 ‘약한 고리’를 겨눈 공세 발언도 나왔다. 한 대표는 “최근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곧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히며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입장이 난처한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란, 자신이나 개인 또는 주변의 특별한 문제 때문에 국민적 대의를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을 너무 잘 아실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두 사람은 공식 회담 의제에 오르지 못한 의료개혁 사안에 대해선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 입장을 공개했다. 한 대표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당장의 국민들 염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방적으로 힘으로 밀어붙여서 상대방의 굴복을 강요하게 되면 성공해도 후유증 피해가 너무 크다”며 정부의 의료공백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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