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시즌 35호포 터졌다…KIA도 우승 굳히기 돌입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수퍼스타' 김도영(21)이 국내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 대기록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김도영을 앞세운 KIA도 사실상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도영은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경기에서 시즌 35호 홈런을 터트렸다. KIA가 3-5로 뒤진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삼성 불펜 최지광의 4구째 슬라이더(시속 136㎞)가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타구는 그대로 130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됐다. 4-5 추격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김도영이 2경기 만에 다시 쏘아 올린 홈런포였다.
김도영은 지난달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때려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9번째이자 국내 타자로는 14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김도영은 당시 30-30 클럽 가입에 기뻐하면서도 "40홈런-40도루 기록은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 홈런은 둘째치고 도루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 떨어진 타격감을 회복하는 게 먼저"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김도영은 멈추지 않았다. 기록 작성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비거리 135m짜리 초대형 만루홈런을 작렬해 팀 승리를 이끌었고, 2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32호 솔로포를 추가했다. 이어 지난달 말부터 홈런 생산에 가속도를 붙였다. 28일과 29일 SSG 랜더스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31일 삼성전에서 숨을 골랐지만, 이날 다시 35호 아치를 그려 최근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치는 기세를 뽐냈다.
40홈런과 40도루는 한 시즌에 하나만 달성하기도 어려운 기록이다. 43번째 시즌을 맞이한 KBO리그에서도 이 두 기록을 동시에 해낸 타자는 2015년의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당시 NC 다이노스)가 유일했다. 김도영이 올해 그 고지를 밟으면, KBO리그 역대 2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초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김도영의 올 시즌 도루 수는 36개. 새로운 역사까지 홈런 5개와 도루 4개가 남았다.
선두 KIA도 2위 삼성과의 주말 2연전 '빅뱅'을 연속 승리로 이끌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첫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 난타전 끝에 15-13으로 이긴 KIA는 이날도 3회까지 0-5로 끌려가다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KIA는 7회 김도영의 35호 홈런이 터진 뒤 곧바로 나성범의 동점 솔로포(시즌 18호)가 이어지면서 5-5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9회 2사 1루에서 이우성이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결승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면서 승부를 갈랐다. KIA 대주자 홍종표가 전력질주로 홈까지 내달려 값진 결승 득점을 올렸다.
1위 KIA와 2위 삼성의 격차는 이제 6.5경기까지 벌어졌다. 두 팀의 잔여 경기(KIA 18경기, 삼성 17경기) 수를 고려하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다. 삼성 박병호는 2회와 3회 연타석 2점 홈런을 터트리며 4타점으로 분투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편 NC 다이노스는 SSG와의 인천 원정 경기에서 맷 데이비슨과 권희동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8-2로 역전승했다. 최근 3연승이다. SSG는 5위 KT와 3경기 차로 더 멀어져 포스트시즌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이비슨은 6회 시즌 39호 아치를 그려 이 부문 2위 김도영과의 격차를 4개로 유지했다. 또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으면서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데이비슨이 홈런 한 개를 더 추가하면 2020년의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47개)에 이어 4년 만에 40홈런 타자가 탄생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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