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은 영화값 1만5000원 비싸다는데…엇갈리는 입장

임세정 2024. 9.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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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최민식이 한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티켓값 좀 내려라"라는 발언을 하면서 영화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극장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영화관들은 "팬데믹으로 시작된 극장 침체기가 길어져 업계는 여전히 위기다. 관람료가 1만원 이하였던 10년 전보다 모든 물가가 올랐다"며 "장기 계약으로 공간을 임대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람료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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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생존 고육지책…서비스로 보답”
제작 “수익 구조 개선해야 선순환 가능”
전문가 “좋은 콘텐츠·합리적 가격 필요”
CGV 전경. CGV 제공

최근 배우 최민식이 한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티켓값 좀 내려라”라는 발언을 하면서 영화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극장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는 영화 관람료 인상보다 영화 관람료 수익이 업계 전반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비싼 영화 관람료는 극장 관객 수 감소의 원인으로 꾸준히 지목돼 왔다. 2013년 주말 기준 1만원이었던 영화 관람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0원씩 올라 현재는 1만5000원까지 도달한 상태다. 주말에 3인 가족이 영화를 보려면 팝콘과 음료 등을 구매하지 않아도 5만원 가까이 지출하게 된다.

영화 관람료 문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여러 갈래다. 영화관들은 “팬데믹으로 시작된 극장 침체기가 길어져 업계는 여전히 위기다. 관람료가 1만원 이하였던 10년 전보다 모든 물가가 올랐다”며 “장기 계약으로 공간을 임대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람료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영화 관람료와 얽혀있는 객단가 문제에서 극장과 제작 및 투자·배급사의 입장은 나뉜다. 객단가는 전체 티켓 매출을 전체 관객 수로 나눈 것으로 통신사 등의 할인 혜택을 받아 관객들이 실제 지불한 평균가격을 말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객단가는 9600원 수준이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등은 “극장 3사가 팬데믹 이후 경쟁적으로 티켓 가격을 올렸지만 투자·배급사에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수익은 늘지 않았다”며 극장의 ‘깜깜이 정산’을 비판한다.

관람료에서 영화발전기금과 부가세 등을 떼고 극장과 투자배급사는 5대5 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투자·배급사가 가져가는 돈은 영화 티켓 한 장당 4000원대 초반 수준인데 영화 관람료 인상 이후에도 이 금액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1일 “이 비율이 바뀌지 않고 객단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영화 관람료 인상에 따른 수익은 사실상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관람료가 올라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면 수익은 더욱 악화한다”고 했다.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제작사의 수입은 ‘제로’가 되고 추후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진다. 투자·배급사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좋은 영화’에 재투자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료와 영화 관람료의 가성비를 비교한다. OTT는 월 1만3500원(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 기준)으로 한 달간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극장에선 1만5000원으로 영화 한 편밖에 보지 못한다.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최근의 추세 때문에 영화라는 장르의 매력이 떨어진 점도 극장 관객 수 감소에 작용한다.

국내 한 배급사 관계자는 “가격을 조금이라도 내려서 관객이 큰 폭으로 늘게 된다면 수익이 개선되겠지만 요즘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봤을 때 과연 그런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는 대중오락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다”며 “물가가 오르고 삶이 팍팍해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여가비 지출이다. 영화가 비용을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한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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