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韓 오는 '위고비' 혁명 되나…연구팀 "사망률도 낮춘다"
'기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주사형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이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가 사람들의 수명을 늘려 의료서비스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하버드대 등 국제 연구진은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질환과 비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19% 줄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실렸다.
연구팀은 과체중이나 비만이면서 심혈관 질환이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45세 이상 참가자 1만7604명을 상대로 주1회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그룹과 위약을 투약한 그룹으로 나눠 3년 이상 관찰했다.
이 기간 총 833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58%는 심혈관 질환으로, 42%는 감염 등 비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약 그룹은 위약 그룹과 비교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체중 감량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증상이 개선되고 신체의 염증 수치가 낮아졌다.
특히 세마글루타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세마글루타이드 투약자의 사망 비율은 2.6%인 반면, 위약 투약자의 사망 비율은 3.1%였다.
앞서 세마글루타이드가 당뇨와 비만, 심혈관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진 데 이어 더욱 광범위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벤자민 스키리카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과체중과 비만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비심혈관 사망, 특히 감염 사망의 감소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암에 걸릴 확률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높인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할 경우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게 증명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JACC의 편집장인 할란 크럼홀츠 예일대 의대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우리가 기대한 이상의 광범위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면 신체의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후에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만든 약물로,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줄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원래 2017년 이 물질을 이용해 당뇨 치료제 '오젬픽'을 출시했는데, 체중 감량 효과가 탁월하자 비만 치료제 버전인 위고비를 따로 만들었다. 위고비는 비만 환자가 매주 1회 68주간 주사를 맞으면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고 한다.
2021년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체중 감량 비법으로 위고비를 꼽는 등 여러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선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약물 중단 시 '요요 현상'과 메스꺼움·설사·구토·복부통증·두통 등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건 한계로 꼽힌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컵라면 물 가득 부어 끼니 때워…박근혜 어깨 본 의사는 “참혹” | 중앙일보
- '젊은 대장암' 한국 MZ가 세계 1위…이 음식은 드시지 마세요 | 중앙일보
- 90도 인사하다 "당신 눈데!"…두목 결혼식 잠입때 생긴 일 | 중앙일보
- 딴 회사 임원에 “엎드려뻗쳐”…난 ‘포항 미치광이’ 자처했다 | 중앙일보
- 김호중·송가인 결혼한다고? 당신을 노리는 딥페이크 실체 | 중앙일보
- "아저씨가 만진다" 여동생 전화에 찾아가 멱살 잡은 오빠 '집유' | 중앙일보
- 생후 9개월에 뜨거운 커피 테러…CCTV 찍힌 범인 얼굴 보니 | 중앙일보
- 일부러 동기 비밀번호 5회 틀렸다…수강신청 테러하는 그들 | 중앙일보
- 머스크가 반한 이 모습…김예지, 루이비통 화보서 '팬심 저격' (사진 4장) | 중앙일보
- "내 룸메 73세" 노인과 동거하는 20대들…미 '붐메이트' 열풍 왜 [세계한잔]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