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 성악스타 총출동한다
[박순영 기자]
▲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지중배, 김재형, 안젤라 게오르규, 사무엘 윤, 박혜진 단장 양준모, 임세경, 김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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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9월 5일부터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시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를 선보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아레나 디 베로나' 주역으로 할동한 임세경을 비롯해 테너 김재형, 김영우,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바리톤 양준모 등 초호화 캐스팅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울름 시립극장 수석지휘자로 활동했던 지중배가 부천필하모닉오페스트라와 함께 푸치니의 황홀한 선율을 담아낸다.
▲ 토스카 역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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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카 역 소프라노 임세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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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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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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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르피아 역 바리톤 양준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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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배(지휘자) : "이번 <토스카> 프로덕션이 굉장히 매력적인데요. 여기 계신 여섯 예술가 각자의 인생이 담긴 연기를 하는 큰 의미를 둔다는 것입니다. 노래와 모든 것들이 한 프로덕션이지만 두 프로덕션이라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위해 해야 될 것은, 이 성악가 분들이 만든 드라마를 이 분들의 잘 만든 세계 속에서 담아내야 된다는 의무감이라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토스카를 좋아하는 이유가 굉장히 역사적인 사실을 많이 담고 있어서입니다. 이 인물들이 결코 허구의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인물들은 현재에서도 굉장히 공감이 되는 변화들이 있고요. 이런 부분을 표현진 선생님이 연출을 하시면서, 성악가들이 연기하시면서, 오케스트라가 만드는 변화 이 세 가지가 잘 조화되어서 좋은 공연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팀의 공연이 굉장히 다른 공연입니다. 한 팀만 보시면 정말 후회하실 수 있습니다."
표현진(연출) : "일단 저도 정말로 너무나도 훌륭한 제작진들과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는 캐스팅이 있을까요. 토스카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이 대배우들에 대해 설득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마다 감동이고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여기에 쏟고 있거든요. A팀과 B팀의 색깔이 각자의 팀에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가 정말 우리 스탭들 잘 꾸려서 멋진 의상과 조명과 한 번만 보면 아까운 공연 아닐까 두 번, 아니 네 번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면 얘기를 하자면, 첫 번째 막이 열리면서 성당이 나옵니다. 이 성당은 전쟁으로 인해서 한 번 폭격을 맞은 성당이 나오든데요. <토스카>의 커플,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이 예술가 커플, 전쟁이나 혁명 이런 정치적인 것과는 무관할 것 같은 예술가들이 성당이라는 공간에서 펼쳐가는 사랑. 전쟁이나 악마, 괴물, 스카르피아의 짙은 색깔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성당이라는 무대 하나로 풀었거든요. 여러분들이 꼭 오셔서 화려하고 멋진 무대 많이 보시고 박수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시간이 진행되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 안젤라 게오르규에게 질문. 오페라 <토스카>가 100년이 넘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안젤라 게오르규(토스카 역) : "<토스카> 뿐 아니라 푸치니의 <라 트라비아타> 등의 역할은 이런 인생의 경험이 쌓여서 전달할 수 있는 소프라노들이 했다고 생각한다. 이 두 캐틱터는 나폴레옹 혁명 시대의 작가인 이탈리아 작가인 빅토리앵 사르두(Victorien Sardou, 1831~1908)가 극을 썼다. 푸치니가 이 극을 봤을 때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지만 이 안의 열정, 세 명 주인공의 끔찍하고 드라마틱한 마지막 24간의 순간만을 가지고 작곡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토스카> 뿐 아니라 <카르멘> 등 당대의 작곡가들 덕분에 이런 노래 아리아를 지금까지도 듣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토스카>에서 테너의 아리아 '테 데움'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한다. 당시 푸치니는 '네순 도르마'처럼 정말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음을 캐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푸치니의 아름다운 선율 덕분에 리리코 싱어들이 다양한 인간의 목소리로 현재까지도 다양한 해석으로 노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표현진 연출에게 질문이다. 원작이 프랑스 대혁명시대인데 요즘 오페라들이 시대배경을 바꾼다거나 많이 한다. 이번에 원작대로 하는 건가? (토스카를) 파시스트 시대로 바꾸는 등의 유행이 많다. 어떤 시대로 설정했는가.
▲ 표현진 연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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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진 연출 : "전쟁이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전쟁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서 승자는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끊임없이 나오는 뉴스, 전쟁고아로 사는 어린 아이들. 어떤 이유에서 내가 끌려가서 나라를 위하여 싸워야 하는지. 모든 것을 버리고 적이 되서 싸우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다. 전쟁의 화두에 대해서 정말 <토스카>를 통해서 정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토스카와 같은 일이 계속 나와야 하는 것인지, 오늘 2024년을 사는 불안의 시대를 사는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의미에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
- 이번 오페라에서 A팀 B팀 색깔이 다르다고 했는데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 좀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 지중배 지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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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게오르규(토스카 역) : "비엔나에서 저보다 연세 많으신 프로덕션과 함께 했을 때 팀 별로 되게 달랐다. 지금 여기서도 성악가들마다 교육받은 것 각자의 해석 등에 따라 다르고, 제가 만약 2회의 공연을 여기서 한다고 할 때 회차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 스카르피아에게 묻는다. 악인캐릭터 구축에 서로 의논한 바 있는지, 그리고 악인인데 그 역할을 하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무엘 윤(스카르피아 역) : "의논한 적은 없다(웃음). 저도 나이가 50이 이미 넘었고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인생의 경험이 다르다. 저도 성악인생 28년의 기간 동안에 저 나름대로 갖춰지는 표현방식이 달라졌을 것이다. 양준모 선생님도 그런 부분이 있을 것이다."
▲ 스카르피아 역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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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게오르규(토스카 역) : "사실 저는 가장 운이 좋은 오페라가수다. 오페라의 레파토리를 거의 다 했다. 현대 오페라의 많은 작곡가들이 제게 곡을 주기도 한다. 제 커리어에서 어떤 공연을 할 때에라도 한 번도 싸우거나 의견 일치가 안 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감독이 어떤 방향으로 하겠다 했을 때에는 저의 허락이나 제가 하는 공연은 100프로 제 선택이나 의지였기 때문이다.
▲ 이번이 한국데뷔이자 올해 50회의 카바라도시 역할이 잡혀있는 테너 김영우가 기자간담회 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를 열창해 본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
ⓒ 박순영 |
안젤라 게오르규(토스카 역) : "저는 굉장히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나이 열 여덟살 때부터 활동을 펼쳐왔고, 다섯 살, 여섯 살 때부터 노래를 해왔지만 이렇게 성악가로 넓게 활동할지 몰랐다. 한국에 자주 왔는데 항상 관객 분들이 저에 대한 반응이 좋으셨고, 좋은 지휘자 합창단과 함께 하지만 더불어 관객과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 역할을 할 때는 더 이상 저 안젤라가 아니라 그 역할로서 관객과 감정을 나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들어도 화장도 하는 것처럼, 공연장에 올 때의 저는 그 전의 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런 감정이 없다면 예술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것이 우리 피 속에 흐르는 것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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