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조직 고임금에…'070→010' 변작기 무단 설치 외국인 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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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고 국내에 입국해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설치한 말레이시아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가 설치한 변작 중계기로 070등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010 전화번호로 약 2000여회 바꾼 다음 사기 범행에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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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가담 무겁다"며 징역 2년 선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고 국내에 입국해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설치한 말레이시아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는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말레이시아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항공권을 줄 테니 한국에 들어와 중계기를 설치·관리하면 건당 1000링깃(약 28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제안을 받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월급 3000링깃(약 84만원)을 받았던 그는 이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숙식도 제공한다는 말에 혹해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한국에 입국한 뒤 야간에 대전의 여러 건물에 몰래 침입해 옥상 분전함 등에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뒤 이를 관리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가 설치한 변작 중계기로 070등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010 전화번호로 약 2000여회 바꾼 다음 사기 범행에 이용했다. A씨는 중계기를 설치했을 뿐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관리하는 중계기가 범행에 사용되리라는 점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이 장비를 설치해 사기 범행에 가담한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중계기 설치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기 범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가담 정도가 무겁다"며 "설치한 중계기 수가 많고 2000회 넘는 전화번호가 변작 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위조한 외국인 명의 가입신청서로 휴대전화 유심칩 수백개를 불법 개통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 팔아넘긴 통신판매업주와 해외에서 건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전화번호인 것처럼 바꿔준 내외국인들이 대거 검거된 일도 있었다.
제주경찰청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포폰 유통업자 30대 남성 A씨와 변작 중계기 관리책 B씨, 러시아 국적 20대 C씨, 인도네시아 국적 40대 여성 D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했으며, 같은 혐의로 E씨 등 내국인 6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지난 5월 27일 밝혔다.
A씨는 통신판매점을 운영하면서 470명 넘는 외국인 명의로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불법으로 휴대전화 유심칩을 개통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1개당 20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등 3명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해외에서 건 '070' 등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등 국내 전화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설치해 관리하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미끼 문자를 발송, 피싱 범죄에 이용할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불구속 수사를 받는 E씨 등은 변작 중계기 관리책을 도와 미끼 문자를 보내는 데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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