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공화국’ 2년간 2.5조원 피해…환수 8%밖에 못했다
정부가 지난 2년간 전세사기 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확인된 피해자는 1만6314명, 피해 금액은 2조49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63%가 30대 이하로 청년층에 피해가 집중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토교통부‧대검찰청과 202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벌인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 2689건의 의심사례를 수사해 피의자 8323명을 검거하고 이중 610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피해자 1만6314명, 2조4963억원 피해…1918억원 몰수·추징
경찰은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전세사기 전담수사팀 2118명을 편성해 집중 수사를 이어왔다. 사기 유형은 금융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악용하는 허위 보증‧보험이 35.3%(2935명)로 가장 많았다. 조직적으로 보증금을 받아 가로채고 소개료를 챙긴 무자본 갭투자가 24.0%(1994명), 불법 중개‧감정이 18.9%(1575명)으로 뒤를 이었다.
피의자는 가짜 임대‧임차인이 3141명(37.7%)으로 가장 많았고,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2081명(25.0%), 임대인·소유자 1454명(17.5%), 부동산 상담업자 등 브로커 1122명(13.5%)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30대 이하가 62.8%로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에 피해가 집중된 모습이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 주택(빌라)이 59.9%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31.0%) 아파트(8.2%) 단독주택(0.9%)이 뒤를 이었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원이 34%로 가장 많았다.
경찰은 집중 수사를 통해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 부동산 상담업자‧공인중개사‧임대인이 공모‧가담한 ‘무자본 갭투자’ 19개 조직, 총책을 중심으로 가짜 임대인‧임차인 등이 가당한 ‘전세자금 대출사기’ 21개 조직 등 총 40개 조직을 검거했다. 이 중 15개 조직에 대해서는 형법상 범죄단체‧집단 조직죄가 적용됐다.
아울러 경찰은 지금까지 총 1918억 8000만원의 범죄수익을 몰수‧추징 보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까지 보전한 601억원과 비교해 3.2배 늘어난 수치다. 경찰은 “전세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적용 법률을 다변화하고 검찰과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2.5조원에 달하는 전체 피해 금액과 비교하면 환수된 범죄수익은 8% 수준이다.
8323명 검거, 610명 구속…부산 원룸 사기 주범 징역 15년 선고
검찰은 2022년 7월 범정부 특별단속 이후 총 95명에게 징역 7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평균 구형량 징역 11년)했고, 이 중 25명에게 징역 10년 이상, 34명에게 7년 이상 10년 미만이 선고(평균 징역 7.7년 선고)됐다.
부산동부지청은 올해 1월 부산 소재 원룸 9개동 296세대를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취득한 후 피해자 210명에 166억원의 보증금 피해를 발생한 임대인을 구속기소해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도록 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기획조사를 진행해 전세사기 의심거래 4137건을 적발하고 1414명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세사기 의심 거래를 조사 중이다. ‘AI기반 이상거래 선별 모형’을 도입한 결과보다 많은 전세사기 의심 거래를 적발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정부는 “전세사기 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철저한 조사, 범죄자에 대한 엄정 대응 및 피해자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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