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30% 늘었다…MZ 괴롭히는 ‘염증성 장 질환’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9. 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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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염증제’ 쓰고도 효과 없으면 ‘절제’ 고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젊은 층(20~40대)을 중심으로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그동안 국내에서 생소했던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2019년 7만814명에서 2023년 9만2665명으로 5년 사이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체 환자 중 57%가 20~40대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 질환은 잦은 설사나 복통, 혈변,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병이다. 증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대표적 만성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장염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염증성 장 질환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유전과 개인 면역 반응, 장내 미생물의 조성, 환경 인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많이 언급된다. 최근 20~30년간 한국인 유전자 변화는 없는데,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건 식습관 등 환경적 변화 때문이라는 논리다. 다만 확실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통상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약물 치료를 받는다. 1차적으로 항염증제인 5-ASA 약제(메살라민)가 처방되며 염증이 심하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효과가 없을 때는 약제를 한 단계 올려 주사제인 항-TNF 제제 같은 생물학제제를 쓴다. 약을 썼음에도 증상이 악화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크론병의 경우 염증이 생긴 일부를 잘라내는 절제술이 일반적이다. 궤양성 대장염 수술도 주로 결장과 직장을 모두 절제하는 전대장절제술이 시행된다.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소장 끝부분을 J 형태로 만들어 항문관에 연결한다. J 형태가 변을 저장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주사 치료 시작하면 약 복용 중단

염증성 장 질환과 관련한 오해도 여럿이다. 대표적인 게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 약을 끊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서정국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예병덕 교수, 김선옥 박사)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게 항-TNF 제제를 사용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약제인 5-ASA 약제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지속하는 것에 따른 예후의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항-TNF 제제를 사용했을 때 기존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인 5-ASA 제제 치료를 중단해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7442명의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약 4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중 총 1037명(13.9%)이 항-TNF 제제 투약 시작 후 5-ASA 복용을 중단했으며, 지속군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주사제 사용 시 5-ASA 약물 투약을 지속하는 것과 끊는 것에 예후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불필요한 약 복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4호 (2024.08.28~2024.09.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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