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토스카는 나 자신 같아요”

장지영 2024. 9. 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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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8일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 타이틀롤… 한국에서 전막 오페라 출연은 두 번째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페라 ‘토스카’가 특별한 이유는 주인공 토스카가 오페라 가수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저 자신을 연기하는 것 같아서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8)가 오는 5~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게오르규가 국내에서 콘서트가 아닌 전막 오페라 출연은 2012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정명훈 지휘 ‘라보엠’에 이어 두 번째다. 게오르규는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푸치니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에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서 ‘토스카’를 공연하게 돼 기쁘다”면서 “공연 때문에 서울에 올 기회가 많았는데, 매번 한국 관객의 반응이 뜨거워서 좋았다”고 밝혔다.

오페라 ‘토스카’는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 ‘라 토스카’를 원작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1858~1924)가 작곡했다. 19세기 로마를 배경으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오페라 가수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 카바라도시를 구하기 위해 비열한 치안 총수 스카르피아를 죽인다. 하지만 스카르피아의 계략으로 카바라도시의 목숨을 구하지 못하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1900년 로마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하다. 주요 아리아로는 1막의 ‘오묘한 조화’ ‘테 데움’, 2막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3막의 ‘별은 빛나건만’ 등이 꼽힌다.

특히 푸치니 스페셜리트로 꼽히는 게오르규는 ‘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이후 최고의 토스카를 연기한 소프라노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1년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하는 로열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함께 게오르규,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바리톤 루제로 라이몬디가 참여한 가운데 프랑스 영화감독 브누아 자코가 감독한 오페라 영화 ‘토스카’는 음악과 화면이 거의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오르규는 “오페라 ‘토스카’ 초연 당시 타이틀롤을 맡은 소프라노는 내 고국인 루마니아 출신 하리클레아 다르클레였다. 다르클레로부터 작품에 자신을 대표하는 아리아가 없다는 말을 들은 푸치니가 개막 2주를 앞두고 만든 곡이 바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면서 “오페라 ‘토스카’에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비롯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리아들이 많다. 오늘에도 ‘토스카’가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적으로도 토스카 역할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애착이 크다. 그동안 출연한 ‘토스카’ 프로덕션 가운데 오페라 영화 ‘토스카’도 기억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게오르규는 1990년 루마니아에서 부쿠레슈티 음악원을 졸업한 뒤 클루이-나포카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의 ‘라보엠’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 오디션에 합격하며 국제무대 진출에 나섰다.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그는 1992년 로열오페라의 ‘라보엠’,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보엠’,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사랑의 묘약’에 잇따라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1994년 로열오페라가 새롭게 제작한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으로 관중을 열광시키며 세계 최고의 오페라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세계 오페라극장을 다니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그는 까칠한 성격과 잦은 공연 취소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현재는 전성기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스타 성악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게오르규는 “살아오면서 소프라노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오페라 레퍼토리를 섭렵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페라 무대에 출연할 때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제안받은 캐스팅의 절반 정도를 거절한 것도 오페라를 망치지 않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오페라의 아름다움과 진실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업해온 것에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매우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무대에 서면 역할 그 자체가 된다. 그 역할의 감정을 극장에 온 관객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는 토스카 역에 게오르규와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등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임세경을 더블캐스팅했다. 그리고 카바라도시 역에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 스카르피아에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바리톤 양준모가 출연한다. 지휘는 독일 울름 시립극장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했던 지중배가, 연출은 지난해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호평받았던 표현진 연출가가 맡았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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