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돌이라고요? 하마터면 먹을 뻔"
[이돈삼 기자]
▲ 돌로 푸짐하게 차린 수라상. 순천 세계수석박물관에서 만난다. |
ⓒ 이돈삼 |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세상에, 이게 다 돌이라고요? 돌로 진수성찬을 차렸다고요?"
돌로 차린 수라상을 본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누구라도, 하나같이 감탄사를 토해낸다. 벌어진 입도 다물 줄 모른다. 뒤이어 들어온 관람객도 탄성을 지른다.
"와! 정말 잘 만들었다. 어떻게 만들었지?"
"만든 거 아니라는데요. 자연산 돌이라고 합니다."
"정말요? 이게 진짜 돌이라고요?"
▲ 돌로 차린 수라상의 일부. 순천 세계수석박물관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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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로 이뤄진 소갈비. 순천 세계수석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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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통령실 수석들이 먹는 고기인가요?"
"하하,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네요. 국내산은 아닙니다. 중국산입니다."
"외국 돌이 많은가요?"
"국내산과 외국산이 섞여 있어요. 화려하면서도 큰 돌이 주로 외국산입니다."
▲ 박병선 관장이 돌로 차린 수라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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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세계수석박물관 전시실. 진귀하면서도 다양한 수석이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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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은 하나같이 진귀하면서도 오묘한 삼라만상을 품고 있다. 태극기, 무궁화, 한반도 모양 작품도 있다. 사군자, 아라비아숫자, 하늘을 나는 새 등이 새겨진 돌도 있다. 김대중, 노무현, 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과 맥아더 등을 닮은 수석도 흥미를 더한다.
야외에도 조각작품 300여 점이 설치돼 있다. 호랑이, 코끼리 조각상이 있는 동물조각정원을 비롯 12지신 정원, 쥬라기 정원, 비너스 정원이 설치됐다. 수목 정원, 민속마을 정원, 성예술 정원, 폭포 정원, 호수 정원, 미래 정원도 있다. 나무도 우거져 숲을 이룬다.
▲ 순천 세계수석박물관 야외 정원. 갖가지 모형의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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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세계수석박물관 야외 정원. 갖가지 동물 모형 조각작품이 세워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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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들어가기 전, 남한강변에서 돌 하나 주운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모았고, 구입도 많이 했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모으고, 샀습니다. 외국에서도 많이 샀어요. 수석을 살 돈은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석 산지인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도 많이 드나들었어요. 미쳤죠. 미쳐서 살았습니다."
박 관장의 말이다.
▲ 박병선 관장이 전시된 수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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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장이 밝힌 좋은 수석의 3요소다.
▲ 지리산과 설악산, 금강산 풍경을 닮은 수석. 순천 세계수석박물관 전시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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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세계수석박물관 내 '성인관'. 19금 전시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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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장의 수석 예찬이다.
전시 작품은 각양각색이다. 일반적인 수석에서부터 수만 년 된 종유석도 있다. 종유석은 중국 동굴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은 구할 수도 없다. 외부 반출이 금지된 탓이다. 성인에만 개방되는 '19금' 수석도 300여 점에 이른다.
"중간에, 팔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안 팔았어요. 박물관 지으려고. 다른 도시에서 지원하겠다면서 박물관 건립을 제안했지만, 거절했어요. 내 고향에다, 이렇게 내 손으로 박물관 만들려고요."
▲ 돌에 새겨진 한반도와 태극 문양. 순천 세계수석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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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그리고 소녀상. 순천 세계수석박물관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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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수석처럼 묵직한 박 관장의 바람이다.
▲ 돌들의 망중한. 순천 세계수석박물관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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