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더비' 진땀 승리 울산 HD, 흔들리는 수비를 잡아라
[곽성호 기자]
▲ 리그 선두 자리를 잠시 탈환한 울산 HD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HD는 31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29라운드에서 '숙적' 포항 스틸러스를 무려 5-4로 제압하고 달콤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승리를 기록한 울산은 승점 51점으로 1경기를 덜 치른 강원을 2위 자리로 내리고 잠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반면 포항은 울산전 패배로 5연패에 늪에 빠졌고, 승점 44점으로 6위 자리를 유지했다.
경기는 완벽한 난타전 흐름이었다. 전반 3분 만에 울산 고승범이 프리킥을 얻어내며 기회를 잡았고, 키커로 나선 신입생 아라비제가가 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포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정재희의 패스를 받은 홍윤상이 왼발로 울산 골문을 뚫어내며 승부의 균형을 빠르게 맞춘 것. 홈에서 일격을 허용한 울산도 선제 득점을 터뜨린 아라비제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고, 결국 전반 36분 아라비제가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후 별다른 상황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은 후반 완벽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난타전 흐름이 아닌 울산의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고, 포항은 후방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연이어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2분 울산 야고가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고 이후 후반 32분에는 루빅손이 추가 골을 만들었다. 연달아 골을 내준 포항은 후반 교체 투입된 조르지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후반 42분 울산 김영권이 다섯 번째 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경기를 끝내는 듯싶었다.
하지만 추가 시간에 반전이 일어났다. 김영권에 실점한 이후 포항은 포기하지 않으며 반격에 나섰고, 어정원과 이태석이 빠르게 득점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5 대 4의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 추가 시간 내내 울산을 거세게 밀어붙였던 포항이었지만, 결국 승부의 균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공격력 터졌지만... 수비 안정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극적인 승리를 쟁취한 울산은 승점 3점을 통해 4위까지 추락했던 순위를 1위 자리로 다시 끌어올리며 웃었다. 이에 더해 김판곤 감독 부임 후 6경기에서 4승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 홍명보 감독 사임 이후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 시킨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더해 김 감독 체제 아래 울산은 조금 더 역동성있고, 공격적인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 울산HD 김판곤 감독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김 감독 체제 아래 울산은 높은 전방 압박을 즐겨하는 팀으로 변화하고 있다. 상대 후방 빌드업을 적극적으로 방해하여 수비 실수를 유발하고, 높은 지역에서 주도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골문을 노린다. 실제로 포항전에서도 이를 통해 루빅손과 야고가 득점을 맛보며 효과를 톡톡히 체감했다.
하지만 높아진 압박 라인으로 인한 뒷공간이 문제였다. 포항 홍윤상에 선제 실점을 허용할 당시에도 벌어진 뒷공간을 통해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높은 압박 라인의 뒷공간 사이로 조르지가 쇄도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높아진 압박 라인으로 얻는 이득도 상당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부담더 치명적인 셈이다.
실제로 김 감독 부임 후 공식전 6경기에서 울산은 평균 12개의 슈팅과 7.5개의 유효 슈팅을 허용했으며 실점은 8골로 수비에서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공격과 수비에 대한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전술 수정과 훈련이 필요한 셈.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나는 실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왜 안일했고, 그렇게 대응했는지 스터디를 좀 해보겠다. 이를 통해 수정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판곤 감독 부임 후 긍정적인 에너지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며 선두 자리까지 잠시 탈환한 울산이지만, 확실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발견했다. 과연 이들은 수비 불안 문제점을 보완하며 '리그 3연패'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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