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손흥민, 유로파리그에서 한풀이 할까
[이준목 기자]
▲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마친 뒤 관중에게 인사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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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AS 로마(이탈리아), 레인저스(스코틀랜드), AZ알크마르(네덜란드), 페렌츠바로시(헝가리).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호펜하임(독일), 엘프스보리(스웨덴) 등과 만나게 됐다.
유로파리그는 유럽클럽대항전 중 비교적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많은 대회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은 독일 프랑프쿠르트와 레버쿠젠에서 총 2번의 UEFA컵 우승(아시아 최초의 유럽클럽대항전 우승)을 거머쥐었고, 2008년에는 김동진과 이호가 러시아 제니트에서 UEFA컵 우승멤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차범근을 시작으로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유로파리그 본선무대를 경험해 본 한국 선수는 총 30명에 이른다.
올해 유로파리그는 상위 대회인 UEFA 챔피언스리그(UCL)처럼 단일 리그 형태로 형식을 바꿨다. UEL도 UEFA 챔피언스리그(UCL)처럼 단일 리그 형태로 형식을 바꿨다. 참가팀 36팀을 UEFA 랭킹에 따라 4개 포트로 나누고 추첨을 통해 각 포트에서 2팀씩 선발한다. 각 팀은 일정에 따라 홈-원정을 번갈아가며 총 8경기씩을 진행하며 이중 상위 8개 팀만 16강에 직행한다.
16강의 나머지 8자리는 조별리그에서 9위부터 24위까지 기록한 팀들간 다시 플레이오프를 치러서 결정된다. 9위부터 16위 팀들이 시드를 받게되어 17위~24위 팀들과 대결하는 방식이다. 리그 형식으로 포맷이 개편되면서 소화해야할 경기수가 늘어난 것이 변수가 되면서 스쿼드가 두터운 빅클럽들이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를 차지해 유로파리그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가장 우선순위로 노렸던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놓쳤지만, 유로파리그에서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유럽 빅리그 중상위권과 하부리그 강팀들이 격돌하는 유로파리그는 토트넘이 우승을 노릴만한 대회로 꼽힌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 1971-72시즌 대회 초대 우승, 1983-84시즌까지 총 두 번의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면 무려 41년만의 우승이 된다.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대진은 AS로마(홈)→ 레인저스(원정)→ AZ 알크마르(홈)→ 페렌츠바로시(원정)→ 카라바흐(홈)→ 갈라타사라이(원정)→ 엘프스보리(홈)→ 호펜하임(원정)으로 이어진다. 토트넘와 같은 포트 1에 속한 이탈리아의 강호 로마를 비롯하여 레인저스와 갈라타라사이 등이 경계대상이지만, 대부분 토트넘이 전력상으로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홈에서 강한 로마, 아제르바이잔까지 이동거리가 먼 카라바흐 등, 원정경기가 부담스러운 팀들을 홈에서 상대하게 됐다는 것도 토트넘에겐 다행이다.
토트넘이 모든 대회를 통틀어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이영표가 현역으로 활약하던 지난 2007-08시즌 자국 리그컵(당시 칼링컵)이 마지막이었었다. 2015년 독일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느덧 1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손흥민 역시 프로 커리어를 통틀어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10경기에 출전해 164골 8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46골), 바비 스미스(192골)에 이은 구단 역대 득점 4위이며, 도움은 크리스티안 에릭센(88도움)에 이은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PL 경기에만 국한해도 305경기 출전 122골 62도움으로 역대 득점순위 21위다.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토트넘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까지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선수 개인으로는 누구보다 화려한 족적을 남긴 손흥민이지만 '무관'의 꼬리표는 아직 떼어내지 못했다. 공교롭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EPL, UCL, 리그컵(EFL컵)에서 모두 한 차례씩 준우승만 경험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카일 워커, 에릭센, 위고 요리스 등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함께했던 동료들 대부분이 토트넘이 아닌 다른 클럽 혹은 대표팀에서라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과 비교된다.
손흥민도 최근에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밝힌바 있다. 손흥민은 자신에 대한 '토트넘 레전드'라는 평가에 아직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이 팀에서 우승하고 싶다.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다. 우승을 하고 난 뒤에 레전드라고 불린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올해는 정말 특별한 시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에 지금까지 총 3번 출전했고 18경기에서 7골을 기록한 바 있다.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최고성적은 16강(2015-16, 2020-21시즌)이었고, 이번 대회는 2020-21시즌 이후 3년만의 복귀다.
한편 손흥민과 함께 유로파리그를 누비는 또다른 한국인 선수로는 공격수 조규성과 센터백 이한범도 있다. 이들이 속한 덴마크의 미트윌란은 프랑크푸르트(독일, 홈), 포르투(포르투갈, 원정), 페네르바체(튀르키예, 홈), 마카비 텔 아비브(이스라엘, 원정), 위니옹 SG(프랑스, 홈), 루도고레츠(불가리아 원정), 호펜하임(독일. 홈), FCSB(루마니아, 원정)을 각각 상대하게 되면서 만만치않은 여정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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