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銅’ 태권도 주정훈, 주저앉아도 포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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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간판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패럴림픽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주정훈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남자 80㎏급(스포츠등급 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눌란 돔바예프(카자흐스탄)를 7대 1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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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간판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패럴림픽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경기를 마친 뒤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큰 통증이 밀려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장애를 가진 누군가가 자신의 활약을 보고 또 한 명의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주정훈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남자 80㎏급(스포츠등급 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눌란 돔바예프(카자흐스탄)를 7대 1로 제압했다. 이로써 주정훈은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상 투혼이 만들어낸 메달이었다. 경기 직후 그대로 주저앉은 주정훈은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떠났다. 시상식도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참석했다.
8강전에서 상대 무릎에 왼쪽 골반을 맞은 게 통증의 원인이었다. 성치 않은 몸 상태로 준결승전에 나섰지만 패배했다. 통증을 꾹 참고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주정훈은 “99번 정도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 옆에서 (김예선) 감독님이 ‘나약한 소리하지 말고 정신 차려라.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라고 얘기해 주셨다”며 “화장실에서 혼자 좀 앉아 마음 정리를 한 뒤에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정훈은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한국 사상 최초의 패럴림픽 태권도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가 걷는 길은 곧 장애인 태권도의 새 역사나 마찬가지였다. 주정훈은 “저를 보고 태권도를 시작한 어린 선수들도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보면서 클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한다”며 “제가 조금 더 나은 선수가 돼서 어린 친구들이나 장애를 겪고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장애인 체육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정훈은 만 2세 때 할머니 댁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넣었다가 장애인이 됐다. 할머니 김분선씨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치매를 앓다 2021년 별세했다. 주정훈은 “할머니가 건강하셨을 때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두 번째 패럴림픽 여정을 마친 주정훈은 4년 뒤 열릴 LA 대회를 기약했다. 그는 “아직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저도 조금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면서 올라오는 후배·동생 선수들을 잘 이끌고 싶다”며 “그때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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