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박주호 이후 9년, 홍현석과 이재성이 다시 쓴 마인츠 코리안리거 역사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현석과 이재성이 마인츠 코리안리거 역사를 다시 썼다.
31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MHP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를 치른 마인츠가 슈투트가르트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홍현석은 이재성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요나탄 부르카르트가 최전방을 책임지고 그 밑을 이재성과 홍현석이 받치는 형국이었다.
홍현석은 마인츠 입단 이틀 만에 선발로 나섰는데, 그만큼 마인츠가 홍현석에게 갖고 있는 기대감이 대단하다는 방증이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인츠는 홍현석을 위해 400만 유로(약 59억 원)를 지불했는데 이는 올여름 마인츠가 투자한 이적료 중 최다 금액이었다. 일반적으로도 분데스리가의 영세한 클럽인 마인츠가 400만 유로를 지출했다는 뜻은 이 선수를 곧바로 주전으로 쓰겠다는 의미와 다름이 없었다.
이재성과 홍현석이 함께 출격하며 마인츠 코리안리거 역사도 새로 썼다. 마인츠에는 많은 한국인 선수가 거쳐갔는데 2005년 차두리를 시작으로 박주호, 구자철, 지동원이 차례로 마인츠를 경험했다. 2021년부터는 이재성이 2선 핵심으로 활약 중이며, 이번에 홍현석이 이적하며 박주호와 구자철 이후 오랜만에 마인츠에 한국인 선수 2명이 한솥밥을 먹게 됐다.
선발로 나선 것도 박주호와 구자철 이후 약 9년 만이었다. 박주호와 구자철은 2015년 5월 중순 쾰른과 리그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로 나섰다. 당시 구자철이 왼쪽 윙어로 나서고, 박주호가 레프트백으로 나서 두 선수가 호흡하는 모습도 제법 연출됐다. 구자철은 이날 오카자키 신지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2024년 8월 마지막 날 홍현석과 이재성은 마인츠 공수 전환의 중심이자 전방압박의 기수로 활약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나타난 대표적인 장면이 전반 6분 나왔다. 홍현석은 왼쪽으로 나가려는 상대 공격을 훌륭한 슬라이딩으로 차단한 뒤 터치라인 바깥으로 나가는 공을 살리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로부터 시작된 공격 기회에서 페널티박스로 공급된 크로스를 중앙에 있던 이재성이 머리로 연결했고, 공은 상대 수비를 맞고 골라인 바깥으로 나갔다.
두 선수는 1-2로 뒤지던 후반 16분 동점골에 나란히 기여하기도 했다. 홍현석이 먼저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을 탈취해 소유권을 가져왔고, 이재성이 공을 이어받아 왼쪽으로 뿌리며 속도감 있는 역습을 가능케 했다. 이것이 안드레아스 한체올센의 크로스와 부르카르트의 헤더로 연결돼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밖에 홍현석과 이재성은 상대 경고를 1장씩 유도했다. 홍현석은 전반 36분 나딤 아미리와 아타칸 카라초어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공이 흘러나오자 재빠르게 소유했고, 뒤늦게 카라초어가 태클을 걸어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재성은 후반 8분 공을 받아 상대 진영으로 밀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제프 샤보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고, 주심은 샤보에게 경고를 줬다. 두 선수가 상대에게 부담감을 가중시켰다는 또 다른 증거다.
이날 홍현석은 후반 19분 다리에 피로를 호소하며 아르민도 지프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재성은 후반 42분 니콜라스 베라치니히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재성이 교체 직전 저지른 핸드볼 반칙이 그대로 파비안 리더의 프리킥 득점으로 이어졌는데, 후반 추가시간 4분 막심 라이치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이재성 마음 안에 있던 짐을 덜어줬다.
홍현석과 이재성은 2선에서 활발한 압박과 너른 활동량으로 마인츠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마인츠가 전반적으로 2선과 3선 사이 공간이 넓어 상대에게 공격을 허용할 때에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도록 공헌했다. 홍현석이 팀 동료와 세부 전술을 제외하면 성공적으로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홍현석과 이재성 조합을 마인츠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마인츠05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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