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6일째' 의협 회장 병원 이송..."부정맥 증상 심화, 의식 저하"
의대 증원과 간호법 입법 등에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단식 6일째인 31일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임 회장이 이날 저녁 급격한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회장은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마당에 차려진 단식농성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국회에 현 의료공백 사태에 대한 수습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의협은 “(임 회장이) 농성장 내부 온도가 40도를 넘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단식을 지속해왔다”라며 “연일 한낮 폭염 속에서 극심한 탈수와 어지러움 증상으로 30일부터는 몸을 일으키기조차 어려웠다. 당뇨 및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 악화로 고통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이 이날 부정맥 증상이 심화해 의식 저하로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의협 설명이다.
의협 관계자는 “임 회장 응원차 방문한 의료계 주요 인사들도 단식 중단을 권고했다”라며 “(임 회장이) 부정맥 등 위험 증상에 대한 응급치료를 받고 회복해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투표자 189명(총원 242명) 가운데 찬성 53명, 반대 131명, 기권 5명으로 안건이 부결됐다. 임 회장은 총회 영상 인사에서 “부족한 모습으로 많은 우려를 받았지만, 분골쇄신의 각오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부디 비대위 구성보다 저와 저희 집행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비대위 설치 무산으로 현 집행부 중심의 대정부 투쟁이 유지되지만, 전공의 대표는 임 회장과 대립각을 드러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총회에서 “의협과 임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며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 대전협 비대위는 본인 면피에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하지 않겠다”라며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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