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국힘에서 윤 대통령 탈당 요구할 듯"
[이영광 기자]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로 국민의힘에 이어 민주당도 신임 지도부 체제가 들어서 9월 정기 국회를 앞두고 있다. 또한 29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 열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9월 1일엔 한 차례 연기된 여야 대표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채 상병 특검법 등 최근 정치권 흐름에 대해 조언 들어보고자 28일과 30일 설주완 변호사와 전화 인터뷰 했다. 다음은 설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설주완 변호사 |
ⓒ 이영광 |
"소통은 없고 고집만 있었던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이었다고 봐요.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참 잘못돼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재 의료 대란 등의 상황에 대해 상당히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또 본인은 의료 정책과 관련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지만 보는 국민의 마음이 더 답답해지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봅니다."
- 보고가 제대로 안 올라간 걸까요?
"의료 대란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현장을 많이 가보셨다고 얘기를 했지만 오히려 안 가본 티를 너무 많이 낸 건 아닌가 해요. 저는 진짜 한번 가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보고가 잘못 올라갔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지금 병원 응급실이 문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의료계 현장에서는 5명의 의사가 하던 걸 1명이 하는 현실인데 이러한 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우리 대통령이 벌거벗은 임금님 돼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 많이 됐어요."
- 의료 개혁에 대해 '(의대 증원 등) 개혁은 끝났고 이제는 지방 필수 의료에 대해 논의할 때'라고 윤 대통령이 말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의료 개혁이 끝났다는 말씀은 저는 이해할 수가 없고요. 의료 개혁의 골자가 의대 정원 증원하고 응급실 부분 수가를 올려주겠다는 것이잖아요. 돈을 많이 주겠다는 것과 숫자를 늘려놓겠다는 것인데 이걸 진정 의료 개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필수 의료과에 배치될 만한 의사들이 부족하다는 진단과, 단순히 수가를 올려주겠다는 것만으로는 지금의 의료 현장을 정상화하기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의 얘기를 직접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수사가 잘 됐고 외압은 없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는데.
"어떤 실체가 있었냐는 건 수사 통해서 드러날 문제이긴 합니다만, 당시 이해할 수 없는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건 사실이거든요. 대통령이 지금 수사 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외압 없었다고 결론 내는 건 부적절하다고 보고 오히려 채 상병 특검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더 커졌죠."
- 채 상병 특검법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한동훈 대표는 대표 출마하면서 특검법 발의하겠다고 했는데 최근엔 공수처 수사 결과 보고 하자는 입장인 듯해요.
"다소 스탠스가 바뀐 게 있는 것 같아요. 한동훈 대표가 대표 출마 하면서 공수처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제 3자 추천 특검법 추진한다고 얘기 했지만 당내 반발에 막혀 있는 상황이거든요. 차라리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개혁신당의 천하람 원내대표가 안을 내는 것도 괜찮겠죠. 물론 천하람 대표 입장은 먼저 안을 내는 것보다 국민의힘에서 발의하는 내용을 보고 협상하자고 얘기 하죠. 저는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봐요. 어찌 됐든 지금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대표의 뜻을 따르는 의원들 설득 잘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기자회견 당시 한동훈 대표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대통령실은 별문제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동문서답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한동훈 대표만 없는 답이 돼버렸는데 한동훈 대표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답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지금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 굉장히 불편함 가지고 있고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 힘 실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대통령실에서는 당에서 본인들의 정책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봤을 때 지금 한동훈 대표가 얘기하는 민심을 대통령실에서 경청할 필요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이 예정됐는데 28일 취소됐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뭔가 오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한동훈 대표 행보는 민심을 등에 업으려고 하는 것이거든요. 일례로 지금 의료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전공의 대표도 만나고 여러 통로로 대통령실에 의료 대란에 대해 대안 제시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거잖아요. 한동훈 대표의 이런 행보는 상당히 야당 측에서도 지지를 많이 받는 거예요.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되는데 오히려 정부는 방관하고 전혀 해결할 의지가 안 보여요. 결국 대통령이 나서는 건 더 이상 국민의힘에 전혀 도움 안 되죠.
결국 미래 권력과 과거 권력의 싸움이에요. 저는 용산 대통령실을 현재 권력이라고 보지도 않아요. 지금의 용산 대통령실은 이미 과거의 권력이 돼버린 것이고 미래 권력으로서의 한동훈 대표가 조금 더 빠르게 그 시기를 선점한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가 다음 대권 주자로서의 포석을 가져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28일 국민의힘 연찬회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속 좁은 행보를 보였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스케줄이 있었다고 하지만 작년까지는 참석했잖아요. (그간) 당에 대한 장악력을 본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총재인 양 참석 했겠지만 지금은 한동훈 대표 체제잖아요. 선거 때 대통령실에서 원희룡 후보 지지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 상당히 옹졸하게 굴고 있다고 봐야죠."
- 한동훈 대표의 한 달은 어떻게 보세요?
"기대보다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에요. 63%라는 당심과 민심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 구성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거든요. 저는 당 장악력을 신속하게 가져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최근에 민심을 등에 업는 과정을 보여주는 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만 당내에서의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여야 대표회담이 9월 1일 열리는데 뭐든 합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어찌 됐든 여야 대표가 만나 민생을 논의 해본다는 것 자체가 일단 의미가 있다고 봐요. 많은 합의점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합의점이라도 도출을 해낼 수 있다면 이재명 대표나 한동훈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많은 플러스가 되는 회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당 혹은 탈당,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더 빨리 일어날 것"
-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왕따당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왕따라기보다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보듯이 국민의 민심에서 대통령이 많이 동떨어진 건 사실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이번 기자회견과 같은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올라갈 수는 없다고 봐요. 정권 말에 지지율 안 나오는 대통령들은 대부분 출당 또는 탈당했거든요. 이러한 수순이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 더 빨리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정계 개편 가능성 있을까요?
"지금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현격히 저조한 상황에서 정계 개편을 대통령실 주도로 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이대로 계속 가게 된다면 국민의힘에서 한 1년 정도 뒤면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가 문제인데.
"이상하리만큼 일본에 대한 자세가 너무 굴종적이라는 거죠.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독도 모형물 설치 문제라든지, 독도 수호 훈련 비공개로 했다든지 여러 가지 의심 살 만한 것들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친일사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공직자로 가는 부분은 상당히 의심받을 만한 상황인 건 사실인 것 같고요.
가장 중요한 건 안보1차장이 김태효씨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이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이 아닌가 하죠. 대통령 옆에서 코치 하면서 친일 문제라든지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한다는 등 전혀 국민들로부터 동의할 수 없는 발언들을 계속 하는 건 문제가 있죠. 대일 외교관이 상당히 잘못돼 있어요.
저는 일본과의 문화 교류나 관광 문제들은 전혀 문제 삼고 싶지 않아요. 젊은 세대들은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낫다고 생각을 많이 하실 거예요. 근데 정치권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실망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19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또 반국가 세력을 언급했는데.
"대통령이 가상의 적을 세워놓고 혼자만 70년대에 계시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해요. 반국가 세력이 있으면 당연히 잡아서 간첩죄로 처벌해야죠. 근데 왜 암약하고 있는 거 알면서도 안 잡고 계시는 건지 몰라요. 시대에 맞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서울 중앙지검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자,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에 회부했어요. 변호사님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했던데 요식행위로 보시나요?
"이원석 총장은 검찰이 무혐의 결정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각으로 다시 한번 검토해 보자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수사 심의가 다른 결론을 낼 거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면피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민변의 이창민 변호사는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심위를 해도 나올 게 없다고 하던데 변호사님도 비슷한가요?
"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안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김건희 여사 출장 조사가 이루어진 만큼 그게 제대로 된 수사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이원석 총장이 검찰이나 조직을 지키고 싶어서 했다고 봐요. 이번에 수사가 제대로 안 됐다고 판단되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생각일 텐데, 수심위에서도 특별하게 다른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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