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아들이 사랑니 뽑다 죽었다"…日 치과 어이없는 실수
일본에서 10대 소년이 사랑니 발치 도중 숨진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병원 측 실수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언론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사연에 현지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3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미카와 유다이(당시 17세)는 지난해 7월 13일 갑작스레 숨졌다. 당시 그는 오사카부 사카이시 중증장애인 치과 진료소에서 왼쪽 사랑니 발치 수술을 받던 중이었다.
유다이는 4개월 전에도, 이 때도 같은 병원에서 사랑니를 뽑기 위해 전신 마취를 한 채 수술대에 누웠다. 치과에서 나는 기계 소리를 유달리 싫어했기 때문이다.
4개월 전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날은 문제가 생겼다. 96% 이상이어야 정상인 혈중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단순 기관지 경련으로 판단하고 수술을 계속 이어갔다. 알고 보니 튜브 끝 부분이 빠져 산소가 폐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의료진은 끝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저산소 상태에 빠진 유다이는 결국 사고 발생 약 한 달 만에 사망했다.
이 사연은 유다이의 아버지 유오(48)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오는 “병원 측은 아들의 혈중 산소포화도가 20% 정도로 심정지 직전이 되었을 때에야 구급차를 불렀다”며 “저산소가 1시간가량이나 지속됐는데 왜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이어 “그들은 목숨보다 치료를 우선했던 것 같다”며 “들으면 들을수록 있을 수 없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고 후 병원 측으로부터 A4용지 한 장 분량의 보고서를 전달받았지만, 상세한 수술 타임라인이나 실수의 원인 등은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오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지난해 7월을 잊지 못한다. 그는 “아들을 잃는다는 건 마치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며 “진료소는 지역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재발 방지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최근 당시 수술을 집도한 남성 치과의사(55)와 여성 마취 전문의(34)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서류 송검(불구속 의견 송치)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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