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돼야 할 것은 혁신파크가 아닌 오세훈 시장의 탐욕"
[차원 기자]
▲ 서울혁신파크 공공성 지키기 서울시민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혁신파크 공공의공간 지켜내자”, “혁신파크 상업개발 반대한다”, “카페쓸은 우리의공간 지켜내자”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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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국 시민모임 공동집행위원장은 "자유롭게 이용해오던 시민의 공간을 갑자기 빼앗겼다"며 "은평구·서울시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실험하고(관련 기사: "서울시, '혁신파크 방 빼라' 요구... 아직 할 일 많은데"
https://omn.kr/225qy), 주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고,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개발을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2026년까지는 개발 계획이 없다. 그런데 왜 벌써 철거를 진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설령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혁신가들을 쫓아낼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도시생태팀장은 "혁신파크, 용산정비창부지, 세운지구 등 서울에서 이렇게 시민들로부터 소중한 공유지를 빼앗아 민간 자본이 사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오세훈 시장의 개발 정책을 비판했다. 또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똑같은 고층 건물들만 있는 도시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느냐(관련 기사: 오세훈 시장의 '랜드마크 중독', 이러다가 체합니다
https://omn.kr/243e7)"고 말하며 "개발 과정에서 탄소 배출 등 환경 오염과 비인간 존재들이 터전을 잃으며 생물다양성이 파괴된다"고 경고했다.
철거에 맞서 자리를 지키다 서울시에 명도소송을 당해 다음 달 결국 쫓겨날 위기에 처한 '카페 쓸' 배민지 대표는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우리 시민들이 손수 흙을 발라가면서 지은 카페다. 대도시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게 소비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경험하기를 바라면서 전기랑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은 곳"이라고 카페를 설명했다. 이어 "이런 보기 드문, 우리의 소중한 삶과 일상이 담긴 카페가 오세훈 시장의 개발 계획에 의해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시는 이렇게 행정의 힘으로 누군가 희생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 ‘공공의공간으로서혁신파크를지키는시민모임’이 8월 30일 오세훈 시장의 시설 철거와 상업 개발 계획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혁신파크 정문에 천막을 설치, 농성에 돌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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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길재 은광지역아동센터 교사와 센터 이용 청소년들, 그리고 인근 학교의 학생들도 함께했다. 이 교사는 "나도 어릴 적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또 얼마 전까지는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던 곳"이라고 혁신파크에 담긴 추억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혁신파크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삶의 아주 소중한 부분을 빼앗긴 상실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아이들이 '왜 요즘은 혁신파크에서 못 노냐', '혁신파크가 정말 없어지는 거냐'고 물어본다. 혁신파크 개발의 과정에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는 담겨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청소년들은 '혁신파크 공공의 공간 지켜내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흔들며 이 교사의 발언에 호응했다.
은평구 주민인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도 "주말마다 혁신파크를 이용하던 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웠던 공간에서 누렸던 여유는 높은 상업 건물과 고층 아파트에 밀려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이곳을 대규모 복합문화센터로 만든다고 한다. 이제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아닌 '고급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의 공간'으로 바뀔 것(관련 기사: 은평구에 '더현대'보다 큰 쇼핑몰? 반갑지 않습니다
https://omn.kr/229lo)"이라며 "철거돼야 할 것은 혁신파크가 아닌 오세훈 시장의 탐욕"이라고 소리쳤다.
▲ 거리 행진 중인 결의대회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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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건물을 향해 피켓을 들고 소리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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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 공사 안내문에 ‘시민에게 문을 열어라’, ‘강제 철거 하지마’, ‘우리도 쓸 권리가 있다’ 등 구호 적힌 스티커 붙이는 결의대회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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