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받을까"… '필리핀 이모' 써본 두 나라도 주목
필리핀 가사관리사 접촉했지만 인터뷰 실패
직무 모호하고 임금수준 비싸다 조명
홍콩 매체도 시범사업 논란 조명한 보도
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가 첫발을 내디딘 우리나라에 이 제도를 오래전부터 시행해온 싱가포르와 홍콩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는 29일(현지시간) ‘모호한 직무 설명, 임금 문제: 한국은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성공시킬까?’라는 제목의 보도를 냈다. CNA는 "한국은 처음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한국인들이 그들을 집에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CNA는 "당국이 언론에 배포한 영상에서 필리핀 간병인인 카이링 글로리 마시낙은 서울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면서 "그녀는 한국어로 ‘저는 가사도우미 자격증이 있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또한 "돈을 많이 저축하고, 앞으로 필리핀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가족도 돕고 싶다. 대학원에도 가고 싶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CNA는 그러나 "우리가 접근했을 때 가사도우미들은 언급을 거부했다"고 했다.
CNA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가족을 위해 육아를 제공하고 가벼운 집안일을 해줄 것이지만 정확히 무엇이 포함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그들은 시간당 9860원(미화 7달러)인 국가의 최저 임금을 받을 것이다. 주당 40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의무 보험 적용을 포함해 한 달에 약 1800달러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은 이것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NA보도에서 한 주민은 "비슷한 비용이라면 한국인을 고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CNA는 한국의 일부 전문가와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최저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 제도가 일반 대중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주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CNA에 "한국 가사도우미에게 필리핀 가사도우미와 동일한 정규직과 혜택을 제공한다면 많은 한국 여성이 그 일을 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쓸 돈이 있다면 우선 이 분야를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이 분야의 근로자들은 종종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러한 일자리를 개선하고 가사 노동을 우선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한국 여성의 노동력 참여율도 매우 낮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한국의 인구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싱가포르와 홍콩을 예로 들며 "두 나라의 출산율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같은 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왜 한국의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홍콩,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SCMP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지급되는 임금수준이 일반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도입 취지인 저출산 관련 인력 문제 해소에 기여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들보다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자리를 이탈하면서, 불법 체류자 숫자 증가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아이 돌봄과 가사관리 등 직무교육을 비롯해 국내 적응을 위한 교육을 매일 8시간씩 받고 있다. 9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한국에 있는다. 이들은 양국 정부 간 협정에 따라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하루 8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월 238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현재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외국인 돌보미들이 받는 평균 월급 50만 원~80만 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 나라들과 달리 입주가 되지 않는 한국은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은 모두 돌보미들이 자부담으로 하게 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유리 "억울하다" 했지만…남편 안성현, '코인상장뒷돈' 실형 위기 - 아시아경제
- "결혼해도 물장사할거야?"…카페하는 여친에 비수꽂은 남친 어머니 - 아시아경제
- "37억 신혼집 해줬는데 불륜에 공금 유용"…트리플스타 전 부인 폭로 - 아시아경제
- "밤마다 희생자들 귀신 나타나"…교도관이 전한 '살인마' 유영철 근황 - 아시아경제
- '814억 사기' 한국 걸그룹 출신 태국 유튜버…도피 2년만에 덜미 - 아시아경제
- "일본인 패주고 싶다" 日 여배우, 자국서 십자포화 맞자 결국 - 아시아경제
- "전우들 시체 밑에서 살았다"…유일한 생존 北 병사 추정 영상 확산 - 아시아경제
- "머스크, 빈말 아니었네"…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 - 아시아경제
- "고3 제자와 외도안했다"는 아내…꽁초까지 주워 DNA 검사한 남편 - 아시아경제
- "가자, 중국인!"…이강인에 인종차별 PSG팬 '영구 강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