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고수온에 남해안 양식 멍게 '전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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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 거제 등 남해안 양식 멍게가 폭염과 고수온으로 등으로 90% 이상 폐사하고 있다. |
ⓒ 거제신문 |
거제시와 어민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거제와 통영 양식장 멍게가 고수온으로 90% 이상이 폐사했거나 진행 중이어서 피해액만 700억~800억 원(판매가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멍게 모패 90% 이상이 폐사했고, 2~3년 뒤 출하하기 위해 준비된 멍게 종자 역시 70% 이상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확한 폐사량은 피해 신고와 현장 확인을 통해야 집계 가능하다.
멍게는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700㏊ 규모의 양식장에서 연간 15만~20만 톤의 멍게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거제 멍게 양식은 어업권 82건, 면적 300㏊에 어업인 수는 338명에 이른다.
멍게는 저수온성 생물로 생존 최적 수온이 13∼15도이고, 수온이 높으면 24∼25도까지 견디지만 지속되는 폭염을 이겨내지 못했다.
거제 등 남해안 수온은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30도를 넘기도 했으며,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8월28일 현재 일부 해역 수온이 25도대까지 소폭 하강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26~28도 이르며, 멍게는 이미 대부분 폐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멍게수협은 "멍게양식장에서는 여름이면 고수온에 대비하기 위해 수하연을 15m 이상 깊은 수심으로 내린다"며 "그러나 올해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중층 이상 수온도 매우 높아 멍게 대부분이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은 "내년 봄 출하를 앞두고 통통하게 속을 채워야 할 멍게가 고수온에 녹아내려 빈껍데기만 수하연에 매달려 있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살아가기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거제시는 피해신고를 접수하며 정확한 폐사량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계속되는 양식어류 폐사 처리만 해도 일손이 부족해 행정력을 집중할 수 없는 실정이다.
거제시 수산과는 "해수온이 다소 내려가 어류 폐사는 줄어들고 있으나 양식 멍게는 90% 이상 폐사했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며 "피해신고를 받아 복구 대책을 세우겠지만 대다수의 어가가 입식신고를 하지 않아 복구비 지원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일부 지원하는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이 있지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지나치게 비싼 보험료 탓에 가입을 엄두도 못 내고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이 져야 할 처지다.
특히 어민들은 "정부가 자연재해 피해 복구비로 어가당 최대 5000만 원 지원하는 것이 전부인데 입식신고를 하지 않은 어가는 이조차도 불투명하다" 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피해 규모 더 늘어날 듯...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도 검토
또 일부 어민들은 내년 멍게 생산량이 급감하면 일본산 멍게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8월 30일 현재 거제지역 양식어류 피해는 51어가에서 230만여 마리가 폐사해 누적 피해액 46억1448만2000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를 훌쩍 넘겼다.
여기다 멍게 피해는 41어가에서 498줄이 폐사해 누적 피해액 13억345만 원에 이른다. 어류 피해는 다소 줄고 있으나 멍게 피해신고는 계속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는 경남도와수산과학원, 수협, 어업인 등과 함께 3일 멍게 어업피해에 대해 합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달 19일부터 합동 피해조사반을 꾸려 고수온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의 원인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1차 복구 계획을 수립해 복구비를 추석 전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특별재난지역도 중앙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재난지역 선포까지는 시간이 걸려 피해 어업인에게 신속하고 실질적인 보상이 되는 유리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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