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4타점' 박동원, 올해 가장 '건강'한 포수

양형석 2024. 8. 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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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30일 kt전 결승타 포함 4안타4타점1득점 맹활약, LG 연패탈출

[양형석 기자]

  LG 트윈스 박동원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 2-3으로 뒤지던 9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싹쓸이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9회초 실책을 범해 2실점을 내준 LG 3루수 구본혁. 2024.8.11 [LG 트윈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연합뉴스 = LG 트윈스 제공
LG가 난타전 끝에 kt의 추격을 뿌리치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7안타를 터트리며 11-7로 승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면서 각각 4-8, 7-8로 역전패를 당했던 LG는 수원 원정 4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4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65승2무57패).

LG는 선발 디트릭 엔스가 9피안타5실점을 기록하고도 7이닝을 버텨주면서 시즌 11번째 승리를 따냈고 함덕주와 이종준이 1이닝씩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4회 문보경과 오지환이 백투백 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이 선수가 6회 결승타를 포함해 4안타4타점1득점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적 2년 만에 LG의 대체불가 주전포수로 자리매김한 박동원이 그 주인공이다.

체력 및 부상관리가 필수적인 포수 포지션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포수는 단연 두산의 양의지다. 양의지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무려 8번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했다. 양의지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황금장갑을 독식하다가 2021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에게 골든글러브를 내준 바 있다(그 해 양의지는 잔부상으로 포수보다 지명타자 출전 경기가 늘어나면서 생애 첫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모든 포지션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포수는 체력 관리가 필수적인 포지션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가을야구 등 중요한 순간에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도 부상이라는 변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특히 포수는 부상이 더욱 잦기 때문에 포수를 무리하게 출전 시키다가 중요할 때 부상을 당하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

LG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던 대표적인 '금강불괴' 포수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을 보유한 적이 있다. 유강남은 군복무를 마친 2015년부터 LG의 주전 자리를 차지해 2016년을 제외하고 7번이나 115경기 이상 출전했다. 특히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무려 5년 연속 115경기 이상 주전 포수로 출전하는 엄청난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당시 LG에는 정상호(롯데 불펜코치)와 박재욱,이성우(SPOTV 해설위위원),김기연(두산) 같은 백업 포수들이 있었지만 그 시절 LG를 이끌었던 사령탑들은 건강한 유강남을 중용했다. 물론 LG 시절의 많은 출전이 영향을 미쳤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유강남은 작년 롯데 이적 후 98경기에서 주전 마스크를 쓴 이후 올해는 무릎 부상으로 단 52경기 출전에 그친 채 시즌 아웃됐다.

한편 양의지와 함께 리그 최고 포수 자리를 양분하고 있는 강민호는 삼성 이적 후 4년 연속 100경기 이상 주전 마스크를 쓰다가 2022년부터 최근 3년 동안에는 김재성, 이병헌 등 백업 포수들과 번갈아 가며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 결과 강민호는 만39세가 된 올 시즌에도 타율 .301 17홈런72타점으로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하락) 기미 없이 여전히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주전 최다출전 포수

2015년부터 주전으로 올라선 박동원도 훗날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성폭행 연루로 39경기 출전에 그쳤던 2018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하지만 박동원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 꾸준히 체력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같은 팀에 이지영(SSG 랜더스)이라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다(키움 시절 박동원과 이지영은 '주전 경쟁자'라기 보다는 상호보완을 해주는 관계에 가까웠다).

하지만 2022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포수 대이동'이 일어났고 유강남이 롯데로 떠난 LG는 한날 한시에 박동원을 4년 총액 65억 원에 영입했다. 물론 박동원은 2021년 키움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22홈런83타점,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2022년에도 18홈런을 기록했던 거포형 포수지만 양의지에 가려 크게 주목 받진 못했다. 하지만 LG의 박동원 영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박동원은 작년 LG 유니폼을 입고 112경기에서 주전 마스크를 쓰면서 타율 249 20홈런7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점 결승 역전 투런 홈런, 3차전 재역전 투런 홈런을 기록하는 등 5경기에서 타율 .313(16타수5안타) 2홈런4타점3득점으로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이 뽑은 '자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박동원은 믿음직한 활약으로 LG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특히 .277의 타율은 2019년(.297) 이후 박동원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그렇다고 장타(16홈런)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박동원은 30일 kt와의 경기에서도 6회 결승 2루타를 포함해 4안타로 4타점을 기록하면서 LG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박동원의 4안타 경기는 프로 데뷔 후 개인 첫 기록이다.

박동원은 올 시즌 LG가 치른 124경기 중 93경기에서 주전 포수로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 박동원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박동원이 '모범FA'로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 15경기를 포함해 역대 포스트시즌 40경기 출전 경험을 가진 박동원은 올해 가을에도 LG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 크게 힘을 보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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